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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칼럼] 대한민국 의사 96.5%가 진료 중 폭행 경험

의료계는 의료인 폭행 근절을 위해 무엇을 요구해야 할까?

지난 7월1일 익산의 병원 응급실에서 응급실 의사가 자신에 대해 웃었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환자가 팔꿈치 등으로 의사의 안면 등을 무차별 강타하여 비골 골절, 뇌진탕으로 정신을 잃는 아찔한 일이 발생하였다. 

더욱 황당했던 것은 해당 지역 주민의 응급환자 발생을 대비하고 있는 응급실 의사가 폭행을 당하여 응급실의 마비를 초래하는 중대 범죄가 발생했음에도 담당경찰의 수수방관적 사건 처리 태도는 13만 의사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출동한 경찰은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려 응급진료현장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난동자에 대해 수갑을 채우거나 제압하지 않았고 범죄 후 감옥에 갔다 와서 칼로 죽이겠다는 협박을 하는 중범죄자를 다시 피해자에게 풀어주는 어이없는 사건처리 태도는 왜 대한민국 진료현장에서 의료인 폭행사건이 끊이지 않는지 근본적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익산병원 사태가 발생했을 때 여러 가지 대응책이 논의되었지만 필자는 문제의 핵심 본질을 특별법 제정 등 입법미비가 아닌 경찰의 수수방관 업무태도를 지적했고 문제 해결책으로 의료계 지도부의 익산경찰서장 항의방문을 건의하였고 그러한 의료계의 적극적 대응은 결국 해당 폭행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으로 연결되었다. 

의협 설문조사에서 대한민국 의사 96.5%가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진료 중 의사 폭행이 끊이지 않고 만연한 이유는 법의 부재가 아닌 분명 현장 경찰의 방관적 업무태도에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의료계는 남발되는 의료현장의 폭행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의료계가 여러 의료현안에 대해 본질을 잘못 파악한 대정부 요구를 하여 오히려 회원들에게 손해가 되거나 별 소득이 없는 사례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많이 느껴왔는데 그만큼 의료계 리더 그룹들의 현안에 대한 정확한 문제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의료계는 이번에 회원들을 위한 의료인 폭행 근절의 답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입법미비에서 찾아야 할까? 잘못된 인식에서 기인한 법적용에서 찾아야 할까?

처음에 사건을 방관했던 경찰이 해당 범죄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된 것은 특별법 제정의 사정변화가 아니라 동일한 법에 대한 경찰의 사건에 대한 업무 태도 변화였다는 점은 끊이지 않는 의료인 폭행의 해결책이 어디에 있는지 잘 설명해 준다.

그런 면에서 반의사 불벌제 폐지나 특별법 제정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진료현장에서 폭력이 왜 끊이지 않고 있는지 원인에 대한 진단이 정확하지 않은 주장이고 의료계가 목소리만 높일 뿐 실효성은 의문시 되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진료 중 의사 폭행에 대해서는 충분히 엄정한 법이 있다. 문제는 그 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 법원, 검찰, 경찰 실무자들의 근무 태도이고 그들의 의료인 폭행에 대한 인식 변화에 의료계는 문제해결의 목표점을 두어야 회원 폭행 피해가 근절될 수 있다.

의료기관 폭력 합리적 해결책을 위해 무엇이 의료계의 실효적인 주장일지 살펴보자

먼저 반의사 불벌죄 폐지 의료계 주장을 살펴보면 응급실 의사를 폭행하는 경우 ‘폭행죄’ 부분은 반의사 불벌죄이므로 경찰이 합의를 종용하게 되므로 반의사 불벌죄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연 응급실 의사 폭행 사건이 반의사 불벌죄 사건일까?

응급실 업무 중인 의사가 폭행당하는 경우 해당 의사의 응급환자 진료 업무가 마비되므로 당연히 ‘업무방해죄’가 성립하고 업무방해죄는 반의사 불벌죄가 아니다.
가벼운 타박상이라도 입은 경우 ‘상해죄’가 적용되는데 그것도 반의사 불벌죄가 아니다. 이번에 익산 범죄자를 구속한 응급의료법 12조 위반 즉 응급진료 방해죄도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즉 경찰이 의료인 폭행사건을 단순 폭행사건으로 몰아가고 업무방해죄, 상해죄 등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합의를 종용한다면 그것이 명백한 범죄 사실 앞에 눈을 감는 심각한 경찰의 직무유기가 문제점이지 반의사 불벌죄가 문제점이 아니다.

즉 법개정 요구문제가 아니라 진료 중 의료인을 폭행하는 순간 당연히 성립하는 반의사불벌죄인 ‘업무방해죄’‘ ‘응급의료법위반’의 엄정한 적용과 경찰의 직무유기를 지적하면 되는 문제이다.

대한항공 조현민이 물컵을 던진 것에 대해 경찰이 폭행죄로 합의를 종용한 것이 아니라 경찰은 처벌의지가 있으므로 ‘업무방해죄’를 적용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사실만 봐도 핵심은 경찰의 법적용 태도의 문제임을 알 수 잇다. 

엄정한 법이 이미 있음에도 경찰이 업무방해죄, 상해죄 적용에 대해 눈을 감고 적용하지 않는 현실 앞에 특별법제정의 구호는 요구만 거창할 뿐 회원들 현장에서 별 실익이 없다.

그럼 의료계는 무엇을 요구하여야 할까?

첫째, 대법원에 의료인 폭행에 대한 엄정한 양형기준제정을 요구해야 한다.
현재 대법원 양형기준에 운전사를 폭행하여 다치는 경우 양형기준이 기본 징역 1년6개월- 3년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진료 중 의사에 대한 폭행치상 양형기준은 제정조차 되어 있지 않으니 고작 벌금형의 솜방망이 처벌이 되는 것이다.  
운전자의 업무보다 정부가 진료거부 금지, 진료업무 명령권까지 행사하는 의사의 진료 업무에 대해 폭행 양형기준조차 없다는 사실을 의료계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해야 한다.

입법이 아니라 의료인 폭행 치상 대법원 양형기준이 세워져 진료 중 의사를 폭행하여 다치게 했을 경우 최소한 현행 운전자 폭행 사건처럼 기본 징역 1년6개월에서 3년형에 처하는 양형 기준을 세운다면 병원 폭행은 근절될 것이다. 

둘째, 검찰의 의료인 폭행 범죄에 대한 엄정한 실무지침 제정을 요구해야 한다.
검찰이 사람을 구속하거나 징역형 등의 범죄 구형을 할 때 기준이 되는 현장 실무지침에 의료인 폭행에 대한 엄정한 법적용 지침 제정을 대검찰청에 의료계가 요구하면 의료인 폭행은 근절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경찰에 의료인 폭행 범죄에 대한 엄격한 현장 대응지침  및 의료기관 폭행 범죄에 대한 구속수사원칙 등의 경찰 의료인 폭행사건 처리 업무지침 제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익산 의료인 폭행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대한민국 의사 96.5%가 폭행당하고 있는 진료현장의 폭행을 반드시 근절시켜야 한다. 
그 해답은 입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엄정한 법이 있음에도 진료 중 폭행에 대한 양형기준조차 세워놓지 않은 법원, 검찰, 경찰의 안일한 인식의 변화와 그들의 법적용 의지 확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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