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의료 살리기 위한 ‘수가항목’ 신설은 계륵?

개원가 “경영엔 도움…타진료 수가 인하하면 하나 마나”

1차 의료 활성화를 위해 구성된 의·정협의체가 지난 5일 제 5차 회의를 갖고 그 복안으로 기초상담료, 생활관리료 및 1차 진료지원료 등의 수가 항목 신설 등을 검토했지만 최종 의견을 아직까지 조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 수가 등의 마련은 개원의들의 오랜 숙원과도 마찬가지이기에 이 같은 움직임에 개원가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개원가는 의·정협의체가 논의 중인 수가 항목 신설에 대해 경영난을 해소 해 줄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타진료 부분에서 수가 인하가 되지는 않을 지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우선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일중 회장은 1차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생활습관병관리료, 기초 상담료 등의 수가 신설이 개원가의 경영난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원가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기본 진찰 부분의 진료수가가 가장 낮았는데 이 부분이 작은 비중이라도 보존된다면 대형병원과의 경쟁에서도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김 회장은 특히 내시경 검진 등과 같이 환자가 필요에 의해 선택적으로 진료가 결정되는 부분에서의 수가 인상보다 외래환자 거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상담, 관리 분야의 수가 신설은
작은 비용이라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의 모 중견개원의도 이에 동조하며, 개원가의 수가 신설 논의를 반겼다. 그는 “장관이 바뀌었는 만큼 그동안 의료계, 특히 고사위기의 개원가를 위한 당근이 주어줘야 한다”면서 “이를 하지 못한다면 이는 1차 의료기관을 죽이는 게 될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개원가를 위한 수가 신설이 경영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긴 하지만, 상대가치점수를 우선 고려해야 하는 현 건강보험재정 운영 원칙상 이것이 신설되는 조건으로 다른 진료분야에 대한 수가가 삭감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 산부인과 분만 수가의 인상을 추진하면서 병리 검사 및 안과 백내장 수술 수가의 인하라는 상대적인 조정이 선례로 남아있어 이 부분은 간과할 수 없다는 게 개원가의 생각이다.

모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새롭게 수가 항목이 생기는 것은 우는 아이에게 사탕을 물려주는 것이지 1차 의료살리기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의견에 대해 “한정된 재정에서 수가가 신설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정확보에 대한 방안부터 논의해야 되고 이것이 결정된 다음에야 이를 판단하는 게 순서인데 이 부분이 생략된 채 신설만이 검토 된다는 것은 결국 타 진료부분에서의 삭감이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성질환자 관리에 몇 천억원의 재원이 들어가는 데 현 상대가치점수를 고려한다면 분명 타 영역에서의 삭감이 추진 될 것인데, 이는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므로 의미가 없다”면서 “이에 대한 복안과 정부 쪽의 확실한 제도 결정이 있기전에는 크게 반길 일 만은 아니고 좀 더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