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인 100중 3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정신과 조맹제 교수와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를 비롯한 전국 12개 센터에서 우리나라 18세 이상 성인 남녀 6510명을 대상(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으로 조사한 결과 15.2%가 평생동안 한번이라도 자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기분장애학회의 공식 학회지인
이에 따르면 특히 ▲자살을 하기 위해 구체적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3%였으며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응답 역시 3.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3.2%) 중 계획된 자살은 2%였으며, 충동적으로 자살을 하는 사람은 1.2%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자살에 대해 남성에 비해 여성의 비율이 높았는데, 자살을 계획한 경험이 있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 가량 많았으며, 자살시도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약 50%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 기도를 한 사람 가운데 대부분인 94%가 이전에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으며, 자살에 대한 고민 후 평균 1~2년 뒤에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으로 자살을 시도한 연령은 계획된 자살군의 경우 24세였으며, 충동자살군은 26세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을 처음 한 사람이 첫 자살 시도까지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계획군는 1.1년, 충동자살군은 1.9년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는 계획된 자살군이 약 2회로 충동자살군 1.4회보다 높아 계획된 자살군이 실제로 자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촉매요인, 가족갈등> 경제문제>별거>이혼 順
대부분인 94%의 대상자는 자살시도에 대한 촉매요인(precipitant)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자살 직전 어떠한 원인이 폭발하여 자살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계획된 자살군과 충동자살군 모두 가장 큰 원인은 가족 간 갈등이었다.
다음으로는 경제적 문제, 별거 및 이혼, 질병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계획 자살은 약물, 충동자살은 농약 사용
계획된 자살군과 충동자살군의 경우 자살방법에서 큰 차이가 나타났다.
계획된 자살군의 경우 수면제나 진정제와 같은 약물을 주로 사용(52.2%)한데 비해 충동군의 경우 농약과 같은 화공약품 사용(34.2%)이 가장 높았다.
▲충동군은 자살 방법으로 약물(36.8%), 화공약품(농약 등)(34.2%), 투신(32.4%), 자상(31.7%), 교통사고(9.8%) 등을 사용했으며 ▲계획군은 약물(60.2%), 자상(25.5%), 질식(23.7%), 투신(12.1%), 화공약품(11.6%), 교통사고(7.1%) 순으로 나타났다.
충동군의 경우 투신방법이 계획군(12.1%)보다 3배 가량 높았으며, 자상 역시 투신군(231.7%)이 계획군(25.5%)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계획군은 수면제나 진정제 등 약물을 이용한 경우가 사용이 충동군(36.8%) 보다 높은 60.2%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질식이나 교통사고는 양군 모두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또한 특이한 점은 충동적 자살군에서 우울증이 더 많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자살시도를 한 경우에는 우울증, 알코올 오남용을 비롯한 정신적인 취약성이 있는 경우가 전체의 절반 이상이었는데, 충동적인 자살시도를 한 경우가 72.0%였고 계획된 자살시도를 한 경우가 59.7%였다.
오히려 충동적인 경우에 우울증이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특히, 양극성 장애가 있는 경우에 충동적인 자살 시도의 위험이 3.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홍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자살에 대한 고민을 사전에 평가하는 것이 자살 예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자살시도 직전에 있었던 가족 갈등이나 경제적인 문제와 같은 촉매 요인이나 자살 시도 방법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정신적인 취약성, 특히 기분장애의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자살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며 “주변에서 자살을 고민하는 경우 직접 물어보고 대화하는 것도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