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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IT

“국산 의료기기 일정 사용 의무화, 세계 시장 진출 발판 될 수도…”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2023 성과보고회 개최
“국산 제품 일정 비율 이상 의무화 등 상급병원 수준에서 먼저 국산 제품 정착돼야”

“국내 영화 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오를 수 있었던 과정에서는 ‘스크린쿼터제’라는 규제이자 지원책이 있었다. 의료기기도 마찬가지다. 상급종합병원에서 국내 제품이 일정 이상 비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넓히는 게 우선돼야 해외 진출로도 유리하다.”

윤석준 고려대학교의료원 교수는 23일 개최된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2023 성과보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이하 사업단)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산자원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후원하는 이번 성과보고회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지난 3년간 사업단이 지원한 과제 중 10개 대표과제의 주요 연구내용과 성과 등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보고회에는 「사업단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주제로 산·학·연·병 관계자 등의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산업단 김법민 단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김희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윤석준 고려대학교의료원 교수, 류규하 삼성서울병원 교수,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 이재성 브라이토닉스이미징 대표, 이진한 동아일보 기자가 발표자로 참여했다.

산업단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윤 교수는 "신뢰성 있는 브랜드 하나를 사업단에서 전략적으로 밀어야 한다”며, “제품이든 브랜드든 하나라도 세계 시장에 돌파하면 그 자체로 시장의 활성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정된 10대 과제를 비롯해 훌륭한 과제가 있다면 하나를 전략적으로 밀어 빨리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켜야 한다”라며, “국산 제품이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야 세계 시장에 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스타급 제품이 개발, 유통되면 그 하나만으로도 많이 설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발표자들에 따르면 많은 상급종합병원과 대학병원에서 교육 단계부터 외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등 상대적으로 외국산 의료기기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새로운 국산 의료기기가 개발돼도 정착이 어려운 것.

이에 윤 교수는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시각에서 의료기기를 볼 때 안전성은 기본이고, 하이 테크놀로지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의료기기 시장의 대부분은 미들엔드(Middle-End)로 분류돼 선뜻 구매가 어려운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산 제품의 상급종합병원 진출 어려움에 대해 윤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인증 평가제도를 활용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에서 3년마다 11개 진료권역별로 진료, 인력, 시설, 장비, 교육 등의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는데, 여기에 국산 의료기기 사용 관련 지표를 신설하자는 것이다. 그 예시로 나온 의견이 국산 의료기기를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구비하도록 규제하자는 말이다.

국산 의료기기 구매 비율이 몇 퍼센트 이상 돼야 한다는 조건 등을 기본 옵션으로 제공하면 병원들이 그 제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라도 국산 의료기기를 사지 않겠냐는 것이 윤 교수의 주장이다.


산업단과 정부, 관계 부처들의 노력과 협력도 강조했다.

윤 교수는 “위와 같은 정책이 FTA에 저촉된다는 등 문제가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정부가 정책의지를 가지면 이와 관련한 문제사항은 다 피해갈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그런 노력과 제도가 맞물리면 미들엔드 수준인 국산 의료기기도 어느 순간 퀀텀 점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윤 교수의 국산 의료기기 시장 통찰에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는 일부분 공감을 표하며 “우리나라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국내 학회와 기업 등이 서로 목표의식을 갖고 학회활동 등을 통해 논문도 다수 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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