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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엠폭스 전파 경로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 제공해주세요

‘엠폭스’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 등이 발생하며, 증상이 두창(천연두)과 유사한 질환이다.

2022년 5월 6일부터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24일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원숭이두창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선포하는 등 코로나19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감염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6월 21일 질병관리청이 엠폭스(원숭이두창) 의심사례 2건이 신고되는 것을 기점으로 전파되기 시작했으며, 올해 4월 7일 국내에서 지역전파 사례가 나오면서 엠폭스가 발병한 해외 국가만을 조심해도 되는 것이 아닌 국내에서도 엠폭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4월 20일 기준 20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까지 도달한 상황이다.

문제는 현재까지 엠폭스에 감염된 환자들이 어떤 루트에 의해서 감염된 것인지 정확히 우리 국민들에게 공개된 정보가 없다는 것에 있다.

현재까지 질병관리청 등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살펴보면 고위험군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 등에서의 밀접접촉(피부·성접촉)으로, 방역 당국에서는 이를 근거로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되도록 개인용품을 사용 ▲모르는 사람과의 밀접한 피부 접촉을 피하는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를 강조하는 한편,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여기서 본 기자는 두 가지 의문을 방역 당국에게 제기하고 싶다. 첫 번째 의문은 밀접한 피부 접촉의 범위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다. 

막연하게 밀접한 피부접촉을 피하라는 말은 언뜻 듣기에는 엠폭스 환자의 신체가 접촉한 물건에 조금만 스치기라도 한다면 무조건 엠폭스에 걸릴 수 있다는 말처럼 들릴 수 있으며, 이는 엠폭스 감염 및 확진 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이용한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기만 하면 감염되는 것은 아닌지 등을 연상 및 걱정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본 기자의 말을 너무 과도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이러한 불안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는데, 그 증거로 최근 질병관리청이 “수영장이나 일반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무증상자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증거는 없다”라고 설명한 것을 들 수 있다.

두 번째 의문은 지금까지 엠폭스에 확진된 사람들이 도대체 어떤 물건 또는 대상을 어떤 방식으로 접촉했기에 엠폭스에 감염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에 있다.

성접촉에 의한 감염의 비중이 높은 것인지 엠폭스 감염 환자가 만진 물건에 의한 감염의 비중이 높은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은 우리 개개인이 예측 가능한 범위가 매우 넓어져 다중이용시설을 이용 시 모든 물건들을 의심하고 조심해야만 하는 ‘강박증’ 수준까지 경계해야 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엠폭스가 우리나라에서 대대적으로 유행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어 과도하게 경계하는 사람이나 상황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엠폭스의 유행 규모가 국민들의 생각보다 커지게 된다면 이는 과도한 경계를 해야하만 하는 상황으로 이어져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도 코로나19에 대한 과도한 경계와 위험으로 유튜브와 인터넷, SNS 등에서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그로 인해 코로나19 예방 등에 대한 과학적인 사실 및 근거가 없음에도 성행하는 일이 벌어졌던 것을 기억하면 된다.

대표적으로 한 가정에서는 코로나19 방역한다고 독성물질인 공업용 메탄올을 집에 뿌렸다가 자녀와 함께 메탄올 중독 증세로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발생한 일이 있으며, 이란에서는 수십 명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인다면서 메탄올을 마셨다가 숨지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물론 정부가 어떤 이유로 엠폭스 확진 환자들의 감염 루트를 상세히 공개하는 것을 주저하는지는 이해한다.

엠폭스 관련 언론보도 초기 해외의 엠폭스 전파 상황 등을 중개할 때에 언급된 성적 행위(sexual activity)가 일어난 파티 또는 ‘동성애’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 언급되면서 엠폭스에 감염된 환자가 ‘동성애자가 아니냐?’라는 등의 의혹 및 따돌림, 혐오 등을 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을 이해한다.

이는 인권 및 차별 등으로 인해 엠폭스에 감염된 환자들이 자진 신고를 피하는 것으로 이어짐으로써 결론적으로 엠폭스 확산을 최소화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어 자세히 밝히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본 기자도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이미 해외를 다녀온 사람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엠폭스에 확진되는 지역전파가 일어나고 있으며, 엠폭스가 어떻게 전파되고 있고 이를 예방 및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명확하고 자세한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가 적은 상황임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담근다’라는 말처럼 충분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엠폭스를 너무 신중한 나머지 피해를 확산시키는 어리석은 일만큼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임을 전하며, 본 기자는 엠폭스 관련 혼란 예방을 위해 현재 엠폭스가 어떻게 전파되고 있는지를 상세히 안내하되, 확진 환자들에 대한 혐오를 예방 및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 적용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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