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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응급진료 문제 25년째… 119-전문 진료과 직접 연결, 관제센터 필요”

대한뇌졸중학회 기자간담회, “응급의료 체계 및 뇌졸중 진료체계는 확실한 ‘재정 지원’ 없으면 유지 불가” 강조
뇌졸중 치료체계 개선, 사망률 아닌 ‘삶의 질’을 위해서라도 필요

대한뇌졸중학회가 반복되는 이송 중 사망 사건을 막기 위해 전문의 연계 이송체계 등 응급진료 체계 개편을 촉구했다.

대한뇌졸중학회(이사장 배희준)는 4월 19일,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응급의료 기본계획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 현황과 발전방안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치료체계의 지속이 불가하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뇌졸중학회 배희준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대구 10대 여학생 사건 등 중증환자 이송 중 사망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응급진료체계의 문제가 25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보고 발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제발표는 대한뇌졸중학회 김태정 홍보이사가 진행했다. 발표 내용은 “국내 응급의료체계가 전문진료과와 연계되지 않아 치료받지 못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으며, 119와 환자를 치료하는 전문 진료과와의 직접 소통 체계와 함께 전체 과정을 관리할 관제센터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대한뇌졸중 김태정 홍보이사는 “응급의료 체계에 근본적 해결이 없는 상태로 필수 중증환자 이송 전원 문제가 20년째 발생하고 있다. 119 구급대가 신경과 의사와 연락을 하는 게 아니라 응급실과 소통하다보니 응급실에 도착해도 치료가 지연되고 환자 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70개 응급의료 중진료권 중 36개에 뇌졸중 센터가 없고, 22개에는 24시간 정맥내 혈전용해술 가능한 병원이 없으며, 이러한 지역별 격차로 인해 24시간 전국 뇌졸중 진료 체계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응급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증 환자의 과밀화로 인해 필수 중증환자가 응급실 방문이 제한되는 상황으로, 중증환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비워두는 ‘중증응급의료센터’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점 역시 강조했다.


김태정 홍보이사는 불합리한 수가 문제도 지적했다. 뇌졸중 집중치료실 입원료가 13만원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6인 통합병실인 17만원보다 낮으며, 급성기 필요한 정맥내혈전용해술 관리료는 19만원 정도로 외국의 50만원에 비해 40% 정도라고 말했다. 전담의가 24시간 뇌졸중집중치료실에서 근무해도 27,730원이라는 낮은 수가를 받아, 병원에서는 뇌졸중집중치료실을 무리해서 운영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뇌졸중 치료체계는 지속 불가능하며, 뇌졸중 전공의와 전문의의 유입을 위해 필수 중증 분야를 젊은 의사들이 지원하고 싶은 분야로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한 진료 수가 개선과 관찰료, 당직비 신설 및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태정 홍보이사는 “현재 수술하지 않는 뇌경색, 일과성허혈발작, 뇌출혈 등은 모두 일반진료 질병군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기준에는 전문진료군 진료비율이 30% 이상이 돼야 해 병원에서 환자 진료를 거부할 수도 있다. 수술/시술하지 않는 뇌졸중도 전문진료질병군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표를 마무리하며 “뇌졸중의 치료 목표는 단순 사망률 감소가 아니다. 뇌졸중 치료가 지연돼 후유증이 발생하면 환자의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진다. 웰 다잉의 시대에, 뇌졸중 후유 장애를 최소화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뇌졸중 치료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표 후에는 발표 내용을 보충하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질의응답에는 대한뇌졸중학회 배희준 이사장, 김성헌 병원전단계위원장, 이경복 정책이사, 차재관 질향상위원장이 참석했다.

배희준 이사장은 “모든 병원이 완벽한 뇌졸중센터를 갖출 필요는 없고, 그것은 불가능하다. 3명 이상의 수술 가능한 의사가 확보된 병원도 전국 5개 이내다. 24시간 체계를 운영하는데도 간호사 확보 등 돈이 많이 든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우선 24시간 가동되는 병원을 적어도 25~30개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경복 정책이사는 “경증환자과 중증환자의 분리의 경우 경증환자의 선택을 제한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환자의 필요를 제한할 수는 없다. 다만 국가에서는 응급실 경증환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점차 계도하는 쪽으로 국가가 홍보를 해야하는 데 그 부분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응급의료진과의 연계 부분에 있어서 학회 차원의 노력으로는 그동안 권역센터와 응급의료센터간 뇌졸중 판별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2년간 교육이 단절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차재관 질향상위원장은 “부산 권역에서는 뇌졸중 의심 전화를 받는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뇌졸중 치료는 응급실이 아니라 구급차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이제 권역 내에서 구급대원들을 모아 주기적으로 교육을 시키고, 계속 평가하고 피드백을 준다면 금방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희준 이사장은 “오늘 제안드린 것 중에서 하나만 강조해야 한다면, 24시간 가동되는 뇌졸중 병원 25~30개를 일단 만들어달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그 병원과 119, 그리고 다른 병원과의 연계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위해 정부가 확실하게 돈을 써야 한다.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재정적으로 확실하게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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