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법이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법사위는 30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을 포함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올라온 46건의 법안을 심의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타법과 상충되는 부분을 지적하며 소위에 회부하자는 의견을 냈다.
김진태 의원은 “개정안에 따르면 연명의료의 의학적 시술에 한의학적 시술은 제외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쉽게 이해가기 어렵다”며 “한의사는 사망진단서 발급권한도 있고 의료법 체계상 한의사가 포함되는 것이 맞다”며 소위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마치 호스피스 임종과정에 한의사는 전혀 관여할 수 없다고 보여진다”며 “임종 및 완화의료 과정에서 현재 하고 있는 것 조차 한의사가 인정받지 못하는 큰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특수연명의료와 일반연명의료의 명확한 구분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영교 의원은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등 특수연명의료에 대한 판단을 의사가 하는 것은 누구나 이의가 없을 것”이라며 “법안에는 아무리 읽어봐도 특수와 일반의 구분이 없다. 직역간 다툼도 아닌데 한쪽을 배제하고 가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과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한의사가 할 수 있는 연명치료를 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은 없고 계속 할 수 있다”고 답변을 통해 설명했다.
김진태 의원은 “의사가 하던 것만을 집어넣은 공급자위주 방식으로 짜집기한 법안은 시행과정에 상당히 혼란이 올 것”이라며 “또 법안에는 한의사가 연명의료 중단결정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법안 취지와 달리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정리해서 가야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연명의료법은 소위에 회부하는 대신 전체회의 계류로 의결돼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를 바라보게 됐다.
한편 이날 함께 상정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은 공단의 자료요청 확대에 대한 내용이 지적돼 소위에 회부해 심의하기로 했다.
김도읍 의원은 “연립 단독 임차인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데 건보료가 인상되는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이런 내용은 주택 임대차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국교부와 사전에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아동복지법과 영유아보육법도 소위에 회부해 심의하기로 했으며 42건의 복지위 법안들은 일부 문구를 수정하거나 원안대로 법사위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