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9 (일)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병원/의원

엑스레이 필름 공급가보다 수가 낮아 개원가 홧병

“원자재 상승따라 1600원에 구입해 1180원 수가받아”

개원가가 엑스레이 필름 공급가보다 낮은 보험 수가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상승에 따라 보험 수가도 같이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자재 상승으로 필름 공급가는 인상됐지만 여전히 낮은 보험 수가로 인해 일선 의사들이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

현재 의사들이 많이 쓰는 필름 규격의 보험 수가는 1장당 [10*12] 600원, [14*14] 980원, [14*17] 1,180원이다.

그러나 업체에서 공급받는 필름 가격은 1장당 [10*12] 880원, [14*14] 1,370원, [14*17] 1,600원으로 보험수가와 적게는 200원에서 많게는 500원의 차이가 난다. 이 차액은 고스란히 개원의들이 책임지게 된다.



이에 개원의들은 반발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낮은 수가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개원의들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복지부가 개원의를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죽이는 것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A 내과 개원의는 “필름 가격은 계속 상승하는데 보험 수가는 묶여 있어 엑스레이를 찍으면 찍을수록 손해”라고 토로했다.

이어 “복지부에서는 수가를 올리거나 공급업자를 설득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 내과 개원의는 엑스레이 촬영시 적용되는 촬영 및 판독 기술료가 2004년과 현재를 비교하며 복지부의 수가 정책이 점점 후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개원의는 “흉부촬영을 기준으로 2004년에는 1매 촬영시 4,000원의 수가가 적용됐고, 2매는 6,130원, 3매는 7,990원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흉부촬영 1매는 5,000원의 수가가 적용돼 수가가 상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2매는 5,960원, 3매는 7,700원으로 오히려 2004년보다 현재 수가가 더 떨어졌다”고 지적이다.

그는 “해마다 물가는 상승하는데 수가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복지부에서는 개원가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원가를 죽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최소한의 원가가 보장돼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개원의들은 고용 인원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며 “이는 국가에서 펴는 일자리 창출 문제와도 직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개원의들의 이러한 현실을 책임지지 못 한다면 차라리 강제지정을 폐지해 의료계에 맡겨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나마 내과는 비뇨기과나 정형외과에 비하면 나은 상황이다. 비뇨기과와 정형외과 개원의들은 현실적으로 재정적인 타격이 크다고 토로했다.

C 비뇨기과 개원의는 “요로결석치료를 주로 해서 엑스레이검사장비를 갖춰 직접 환자를 본다”며 “주로 쓰는 [14*17] 규격의 필름 보험수가가 1,180원이지만 실제 구입은 1,600원에 하고 있어 한 장 찍을 때마다 약 480원씩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이어 “비뇨기과에서 주로 찍는 경정맥 요로조영술(IVP)의 경우 [14*17] 3장, [10*12] 2장을 기본적으로 찍게 되는데 약 2,000원씩 손해를 보게 된다”며 “찍으면 찍을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D 정형외과 개원의는 “복지부에서는 좀 있으면 원자재 값이 내려 공급가도 내려간다고 말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언제 내려갈지 몰라 불안하다”며 “주로 엑스레이 촬영을 많이 하다보니 재정적으로 타격이 크다”고 언급했다.

이어 “심평원에서는 다른 치료재료 구입시 실시간으로 입력해 원가가 보장되지만 엑스레이 필름의 경우 1년에 2번 재료비가 정해져 이는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엑스레이 필름을 공급하는 업체에서는 업체 나름대로의 고충을 토로한다.

필름을 수입하는 단가와 의원 공급 단가, 보험 수가가 맞지 않아 힘들다는 것.

실제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환율 상승으로 필름 가격이 상승하면서 2개월간 필름 공급이 중단됐었다.

A 공급업자는 “2009년 당시 환율 상승으로 필름 가격은 상승했지만 보험 수가는 오르지 않아 업체와 의원 간의 마찰이 심했다”면서 “결국 필름 수입 단가와 공급 단가, 보험 수가가 맞지 않아 사업장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사업장을 폐쇄한 그는 현재 의료기기 납품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B 공급업자는 “2009년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라 필름 가격이 상승했다면 올해는 금값과 은값 상승으로 필름 가격이 올라갔다”면서 “필름 가격이 작년 대비 50%가 상승했는데 이에 맞춰 보험 수가도 50% 올려야 된다”고 지적했다.

은이 엑스레이 필름의 원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은값 상승이 필름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

그는 이어 “공급업체들도 수시 환율연동제를 통해 공급가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