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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고대의료원 파업 문제, 재단으로까지 번지나?

합동 기자회견…“보수화된 재단의 영향과 압박이 원인”


“고려중앙학원이 대학을 기업식 이윤창출의 경영논리로만 운영하고 있다. 자유ㆍ정의ㆍ진리 이념의 실현이 아닌 재단의 보수화 경향이 지금 고대의료원의 장기 파업사태를 불렀다!”

파업 8일째를 맞은 고대의료원 노조가 파업을 지지하는 단체들과 14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원 파업과 고대 재단 문제에 대한 연대강화와 공동투쟁의 의지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고려대학교 민주동문회와 학생회, 대학노조, 비정규직교수지부 등 16개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무능하고 독단적인 경영 행태가 고대의료원지부 파업의 원인”이라며 “이런 의료원의 불통과 반민주적 태도는 보수화된 재단의 영향과 압박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들은 재단 보수화의 근거로 불법적 고교등급제 시행 논란, 땅 투기 의혹과 등록금 주식 투자 등 최근 고대 재단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을 예로 들며 고려대학교가 자유ㆍ정의ㆍ진리의 이념이 아닌 기업식 이윤창출의 경영논리로만 운영하고 있어 현재의 장기파업을 불러일으켰다고 성토했다.

파업 투쟁 지지의사를 밝힌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대학병원은 어떤 기관들보다 높은 도덕성과 헌신적인 지도력이 요구되는데 왜 다른 대학병원의 원만한 협상과 달리 고대병원은 파업을 할 수 밖에 없었느냐”며 “고대 재단이 엄중히 조사해 책임을 물을 자에게는 그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재단 측의 결단을 촉구했다.

연대에 참여한 고려대학교 도천수 민주동문회 회장은 “고대가 외양은 좋아지고 있지만 과연 민족의 대학으로서 그 내용과 정신을 구현하고 있는지 회의가 든다”며 “아무런 진척도 보이지 않는 파업투쟁이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고대의료원 조순영 지부장은 “의료원장은 자기가 병원의 주인이 아니기에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하고, 기획처장은 병원이 망한다는 이유를 대며 재단은 무능력한 의료원 경영진 뒤에 숨기만 한다”며 “이처럼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 없이 2년마다 바뀌기만 하는 의료원경영진 앞에서 노동자가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투쟁으로 자리 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고대 노조는 성명서를 손창성 고대의료원장에게 전달하려했지만 의료원장이 자리에 있지 않아 직접 전달은 무산됐으며 현재 김정배 고려대학교 재단 이사장에게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고대 노조 관계자는 “목요일마다 진행되는 정기 본교섭 조차 의료원 측이 거부한 상태”라며 “의료원의 이같은 태도는 보건노조의 투쟁 역사상 유일무이한 사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