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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국내 첫 뇌간이식술 환자, ‘소리 인식’

세브란스병원 교수팀, 소리에 반응·크기 높낮이 구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원상·최재영(이비인후과)·장진우(신경외과) 교수팀은 13일 성인환자로는 국내 처음으로 (청성)뇌간이식술을 받은 이모씨(51세)의 장치를 켠 결과 소리를 인식했다고 밝혔다.

뇌간이식장치에 전원을 켠 이씨는 달팽이관이 뼈로 변하는 ‘와우고사’환자로 후천적으로 청각을 잃은 케이스이다.
이씨는 발병 전인 15세 때까지는 정상적인 청각을 가지고 있어 정상적으로 듣고 말하기를 했었다. 그는 지난해 9월29일 세브란스병원 뇌간이식팀으로부터 장치 이식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세브란스병원 8층 NCU(신경계 중환자실)에서 진행된 스위치 온 시술에는 의료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씨의 장치에 전원을 넣었다.

이씨는 머리에 부착된 소리입력장치에 전원이 들어오자 즉각 외부자극에 반응을 보였고, 이어 가족들도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오후 테스트에서 그는 소리자극의 크고 작음, 높고 낮음을 구분해 내기 시작했다. 또, 동행한 가족들이 부르는 소리에도 뒤를 돌아보기도 했다.

이씨는 “매우 기쁘고 신기하다. 지난 36년간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던 소리가 들린다”며 좋아했고, 심지어 본인이 느끼기에 희미하게 말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세브란스병원 의료진들은 “이씨의 경우 원래 소리를 알고 있었고, 말하기도 배운 상태이기에 뇌간이식술을 받은 뒤 청력회복이 선천적인경우보다 더 빨리 반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7월 선천성 청각장애를 가진 어린이 환자 2명에게 국내 첫 (청성)뇌간이식술을 한 바 있다. 이날 뇌간이식술을 받은 다른 성인환자 2명의 장치도 같이 켰다.

뇌간이식술은 인공와우로도 청력회복이 안되는 내이(內耳)기형이나 청신경 이상 환자들에게 청신경이 아닌 뇌에서 소리를 담당하는 뇌간에 직접 전기자극을 주는 방식이다.

이는 이미 20여년 전에 개발된 수술법으로 동전크기의 수신기와 새끼손톱보다 작은 금속자극기 및 전력용 금속선으로 구성된 장치를 뇌의 소리 전달을 담당하는 뇌간(腦幹)에 삽입하고 외부에 소리신호 처리기를 부착하면 된다. 최근 유럽 등지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