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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암전이 억제 유전자기능 세계 최초 규명

서울대 백성희교수 '네이처'지 발표, 신개념 항암제 개발 기대


암전이 억제가 Tip60 및 베타카테닌이라는 단백질을 통해 이뤄지는 사실을 규명하여 그 결과가 영국 과학저널인 '네이처'지(誌)에 14일 발표,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성희 교수  
이 같은 사실은 서울대 생명과학부 백성희 교수팀이 'KAI1'이라는 유전자의 암 전이(轉移) 억제효과를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이며, 암 정복의 최대 난관인 암 전이를 차단할 수 있는 신개념의 항암제 개발에 필요한 주요 표적(target)을 발굴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백성희 교수팀은 복지부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의 지원아래 정부예산 5000만원이 투입되는 등 모두 1억원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2003년 하반기부터 작년말까지  1년6개월에 걸쳐 진행, 결실을 맺었다.



이번에 백성희 교수는 "KAI1 유전자가 암 전이를 억제한다는 기능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으며, 암 전이 억제효과가 Tip60 및 베타카테닌이라는 단백질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백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암의 마지막 단계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암 전이를 직접 차단할수 있는 표적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향후 신개념 항암제 개발로 연결되어 암 정복에 결정적으로 기여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지난 99년 서울대에서 이학박사를 취득한 뒤, 2002년 미국 샌디에고 소재 캘리포니아주립대 연구교수로 근무하면서 ‘전사조절인자들에 의한 세포신호전달경로의 조절에 대한 연구’로 2편의 논문을 '셀'(Cell)지에 제1저자로 발표했고, 이밖에도 Nature Medicine, PNAS, Neuron 등 세계적인 저널에 2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쳐왔다.
 
또한 지난 2003년말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부임하면서 전사조절인자들이 암전이 억제유전자들을 조절하는 기전 연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2004년 부터는 복지부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현재의 암 완치율 수준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암세포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이용해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 함으로써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신개념 항암제의 개발이 필수적 과제로 대두되어 왔다.
 
<연구 배경>
암 전이는 암세포가 혈관을 따라 이동하면서 다른 장기로 암을 퍼뜨리는 현상으로 세포 부착·이동·혈관 생성·유전자전사 및 세포신호전달 등의 과정을 거쳐 진행돼 결국에는 생명을 빼앗는 과정이 암의 마지막 단계이다.
 
암전이 과정에는 전이 억제유전자가 존재해 암 전이가 진행되는 것을 억제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이들 유전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으나 그 역할이나 기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백 교수 연구팀은 ‘KAI1’ 유전자가 정상조직이나 전이 이전 단계의 암조직에서는 잘 발현되지만, 전이단계의 암에서는 그 발현이 급격히 감소하는 점에 착안, ‘KAI1’ 유전자가  암전이 억제유전자로 기능을 할 가능성을 밝히기 위해 동 연구에 착수했으며, ‘KAI1’ 유전자가 어떻게 발현이 조절되는지 전사 조절 기작에 대한 연구도 수행했다. 
 
<연구개발>
백 교수팀은 KAI1 유전자의 암전이 억제효과 확인을 위해 전이 단계의 전립선암세포주(LNCaP)와 이 세포주에 KAI1 단백질을 발현시킨 세포주(KAI1/LNCaP)를 만들어 쥐에 각각 주사하고 일정 시간이 흐른 뒤 혈관을 따라 이동해 형성된 폐 전이 상태를 비교한 결과, KAI1 단백질을 발현시킨 쥐의 경우 KAI1 단백질을 발현시키지 않는 쥐에 비해 폐전이의 빈도가 현저히 줄어 ‘KAI1’ 유전자가 암 전이를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중요한 유전자임을 확인했다.
 
‘KAI1’ 유전자를 대상으로 암전이 억제효과의 분자적 기전규명에 대해 백교수팀은 동물실험을 토대로 ‘KAI1’ 유전자가 암전이 상태에 따라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분자적 기전을 심도있게 연구했다.
 
정상상태의 전립선세포주의 전사조절 기전과 전이단계의 전립선암세포주의 전사조절 기전을 비교한 결과, 정상 쥐에서는 전사활성인자인 Tip60이 기능해 KAI1 유전자가 암전이 억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게 하고, 전이단계의 전립선암세포주에서는 Tip60 단백질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KAI1 유전자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전이단계에서 Tip60이 급격하게 감소하게 된 이유는 베타카테닌이라는 단백질이 증가해 Tip60가 기능을 못하게 방해하기 때문임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베타카테닌이 증가하면 Tip60이 감소해 KAI1 유전자가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게 됨으로써 암 전이가 촉진되고, 반대로 베타카테닌이 감소하면 Tip60이 증가해 KAI1 유전자가 정상기능을 함으로써 암 전이가 억제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연구 분야의 최대 난제인 암전이 분야에서 암 전이 억제유전자의 전사적 조절기전을 최초로 규명한 것으로 생명과학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그 학술적 의의가 크다는 것이다.
 
또한 암의 마지막 단계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암 전이를 직접 차단할 수 있는 표적을 제공함으로써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신개념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유전자 치료를 통한 암전이 억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연구의 의미가 큰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지은 기자 (medifojieun@paran.com)
200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