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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10년간 1610원 인상된 국가예방접종 시행비, 이대로 두면 곧 무너진다

국가예방접종(NIP) 시행비는 독감, 폐렴구균, 결핵, 로타바이러스 등 국가가 지정한 예방접종을 민간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시행했을 때 지급하는 비용에 해당한다. 

이 시행비는 의사 또는 의료진이 수행하는 행위에 대한 비용 이외에도 백신 관리비와 간접비 등이 포함되는 개념으로써 현재 원가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지나치게 저 평가돼 있음을 의료계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반영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6년 전인 2018년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국가예방접종 비용산정에 대한 연구’에서 원가분석 결과 평균 2만2080원으로 산출됐음에도 관행적인 시행비 인상(1%)에 머무르고 있었고, 질병관리청에서도 이 문제를 인식해 2023.11 시행비 8% 인상에 동의한 바 있으나 결국 2024년 NIP 시행비는 1만9610원으로 동결됐다. 

그 시행비마저도 지자체마다 국가예방접종 운영 예산 소진을 핑계로 하반기 예방접종 건에 대해, 심한 곳은 8월 시행 건부터 지급하지 않고 있어 수 개월 후 지급될 예정이라고 하니 사실상 동결이 아니라 삭감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2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 연구팀이 발표한 ‘소아청소년과 의원 수익 감소가 폐업에 미치는 영향’ 논문 자료를 통해서 알 수 있듯, 소아청소년과는 2012~2022년 동안 폐업율이 가장 높았고 매출 수준 및 수익 또한 타 진료과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 

또한, 논문의 결론으로써 수익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진료환경이 조성되는 경우 소아청소년과 의원의 폐업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정부는 2023년 소아의료 개선대책의 일환으로 국가예방접종 시행비 및 영유아검진 수가를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하며, 이와 같은 정부 지원책은 소아청소년과 의원의 수익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이야기 했지만, 그러한 지원책은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2009년부터 국가예방접종을 민간의료기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래로 소아청소년과는 ‘감염병 예방을 통한 국민 건강 증진’이라고 하는 공공보건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예방접종을 통한 민간의료기관의 손실은 커질 수 밖에 없었고 정부의 무관심 아래 소아청소년과는 처참하게 몰락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는 대표적인 보험과(건강보험환자 비율이 높은)로 일반 진료 이외에도 예방접종 시행을 통한 운영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대부분의 예방접종은 국가예방접종으로 편입됐고, 국가예방접종에서 보장하는 대다수의 백신을 소아청소년과에서 취급하고 있음에도 그 역할은 과소평가 되고 있었다. 

다가 백신 및 콤보 백신이 보편화 되고 있고 경구 접종, 피내 접종 등 전문성이 필요한 이유로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직접 시행하는 비율이 높은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함에도 일률적인 시행비 책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소아청소년과는 유일하게 몰락하고 있는 전문과에 속한다. 

앞으로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예방접종률이 높은 현재의 상황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2024년 12월 많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과 소아청소년과를 꿈꾸는 젊은 의사들은 질병관리청, 국회, 기획재정부에서 과연 올해 예방접종 시행비를 어떻게 책정할지, 특히 일반 소아 진료 가산과 마찬가지로 어린이 예방접종의 가산이 이루어지는지 지켜보게 될 것이다. 

10%대로 추락한 전공의(레지던트) 지원도 마침 12월에 마감이 될 것이고 어린이 예방접종을, 그리고 소아 진료를 하면 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이 기피과를 살리는 열쇠가 정부와 국회의 손에 달려 있으니 의사들 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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