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개선이 건강하지 않은 수명 증가로 이어져 노후 의료비 부담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소비자와 보험사는 이에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25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사망률 개선이 노후 건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가 보험연구원 사이트에 게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률의 개선 효과’를 반영해 개선된 제10회 경험생명표의 기대수명은 86.29세로 25년 전보다 20.54세가 더 길어졌고, 여자는 90.67세로 25년 전보다 15.02세 늘어났으며, 남자가 여자보다 기대수명 증가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암 발생률은 20~30대에서 상승했으나, 여자는 50세 이후부터 감소해 90세 이후에서는 10% 이상 감소했으며, 질병·재해 입원 위험률은 젊은 연령대에서는 하락했지만, 고연령에서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김규동 연구위원은 “고령자의 사망률이 개선되고 기대수명이 증가하면, 연령별 질병 발생률이 동일하더라도 노후에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지는데, 경험생명표와 암발생률을 이용해 산출한 누적 암 발생자 수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10회 경험생명표를 반영한 누적 암 발생자 수는 9회 경험생명표를 반영한 누적 암 발생자 수에 비해 80세 이후에 증가 폭이 커지는 것과 여자의 경우 50세 이후 암 발생률이 개선돼 90세 이후에는 개선 폭이 10% 이상으로 확대되지만, 누적 암 발생자 수는 90세 이후에 오히려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 모두 사망률 개선 효과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망률 개선 효과를 반영하지 않고, 암 발생률 변화만 반영하자 누적 암 발생자 수는 암 발생률 변화만 반영돼 소폭 감소했으며, 이러한 현상은 질병·재해 입원율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김규동 연구위원은 “이러한 현상은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의 차이가 확대되는 현상과 유사한 것으로, 기대수명이 증가하면 질병에 대한 대비와 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된다”면서 “사망률이 개선되면 노후 소득 뿐만 아니라 건강관리와 노후 의료비 준비가 더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통계로 산출한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증가와 함께 그 차이도 점점 확대되고 있어, 건강하지 않은 노후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으며, 경험생명표의 사망률과 암 발생률을 이용해 산출한 기대수명과 ‘암 건강수명’에서도 그 차이가 확대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사망률과 암 발생률을 이용해 산출한 ‘암 건강수명’은 사망자와 암 발생자를 생존자 기수(lx)에서 탈퇴시키면서 암이 발생하지 않고 생존한 기간을 평균한 값으로, 건강을 암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한정한 건강수명을 말한다.
따라서 김규동 연구위원은 “질병 발생률에 변화가 없더라도 기대수명이 증가하면 고령층은 더 많은 질병에 노출돼 건강에 대한 우려가 증가함은 물론, 고령층에 대한 건강관리 및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므로, 소비자들은 노후 의료비에 대한 부담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고령자가 증가하면 유병자를 대상으로 하는 보험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고, 보험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보험사들은 향후 다양해질 수 있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간편심사보험 비중의 확대 등 의료보장 상품의 다양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