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들의 경우 수혈 부담이 높을수록 삶의 질 저하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혈액암협회는 지난 5월 골수형성이상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 환자 및 보호자 181명을 대상으로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의 수혈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28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181명 중 85.1%(154명)는 질환 진단 후 수혈 경험이 있었고, 이 중 절반 이상(55.9%)은 현재 한 달에 한 번 이상 정기적인 수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주에 1번 수혈받는 환자는 18.2% ▲2주에 1번 수혈받는 환자는 19.5% ▲3~4주에 1번 수혈받는 환자는 18.2%에 달해 잦은 수혈 의존도를 보였다.
잦은 수혈은 수혈/대기 시간 등으로 인한 불편뿐 아니라 발진/두드러기 등 이상반응, 그리고 수혈 합병증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킨다.
수혈 경험 환자(154명) 대상 수혈 부담을 조사한 결과, 69.2%는 발진 및 두드러기, 고열, 두통 및 이명과 같은 수혈 이상 반응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약 4명 중 1명(24.7%)은 수혈 후 합병증 진단 경험이 있었다.
합병증 종류로는 철 과잉증(20.1%)이 가장 많았고, 철 과잉증에 의한 타 장기(심장, 간 등) 질환이나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들도 각각 1.9%로 나타났으며, 합병증 진단을 받은 환자의 비율은 수혈 횟수가 많을수록 높았다.
이러한 부담을 감내하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절반 이상은 수혈 후 빈혈 증상 없이 유지되는 기간이 2주 이내에 불과(1주 이내 25.3%, 2주 이내 26.0%, 3주 이내 16.2%, 4주 이내 9.7%, 1개월 이상 13.6%)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잦은 수혈을 야기하고 그로 인해 수혈 부담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수혈 후 유지 기간이나 수혈 주기(간격)는 수혈 횟수가 많은 환자일수록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혈액암협회 박정숙 국장은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들은 일상 속에서 질환으로 인한 빈혈 증상 등 신체적 어려움과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질병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 잦은 수혈로 인한 부담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라면서 “환자들의 질환 및 수혈 부담은 불안·우울을 증폭시키고 치료비 부담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경력 및 사회와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어 삶의 질 저하에 악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수혈 횟수가 많고 수혈 주기가 짧을수록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혈액암협회가 질환 관련 어려움에 대한 조사 결과, 환자 대다수(92.3%)는 질병 진행(저위험군에서 고위험군으로, 또는 백혈병으로 진행)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
또한, 환자들이 치료 중 가장 걱정하는 점은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의 진행(27.1%)과 생존율(26.5%), 재발에 대한 두려움(21.5%) 순으로 꼽혔다.
이러한 치료 걱정 사항은 위험군별로 차이를 보였으며, 고위험군(고위험군~초고위험군)은 부작용(합병증) 발생 걱정이 높았고, 저도위험군(초저위험군~중등도위험군)은 생존율,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의 진행, 치료 비용 및 시간,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더 높게 나타났다.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신체 증상은 피로감(41.4%), 빈혈(21.0%), 호흡곤란 및 숨참(17.7%), 메스꺼움 및 어지러움(7.2%), 무력감(7.2%) 등이었다.
신체 증상 외에도 불안 및 우울(44.8%), 치료비 부담(23.8%), 경력 및 사회와의 단절(19.9%), 가족 내 역할의 변화(8.3%) 등 정서적 영향 및 사회경제적 고충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신체적, 정서적·사회경제적 어려움이 삶의 질에 영향(불편함)을 미친다는 응답은 각각 69.6%와 66.9%로 집계됐으며, 수혈 횟수가 많거나 수혈 주기(간격)가 짧은 환자일수록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불편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박정숙 국장은 “수혈에 의존해야 하는 기간이 긴 환자들은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라면서 “환자들은 협회에 치료 효과를 높이고 수혈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신약 관련 정보나 도입, 급여 촉구 활동에 대한 요구가 높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환자들이 한국혈액암협회에 가장 원하는 활동은 신약의 빠른 도입 및 급여 적용 활동(72.4%)이었으며, 다음으로 환우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정책업무(18.8%), 사회적 인식개선(8.3%) 순이었다.
최신치료법 의향 조사에 따르면 수혈 횟수를 줄여주는 신약에 대한 환자들의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다. 조사 환자의 66.9%는 최신치료법(신약)이 있다면 치료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치료 효과가 좋을 것 같아서(76.9%) ▲수혈 횟수를 줄이려고(7.4%) 등을 꼽았다.
더불어 이러한 신약 사용 의향은 수혈 주기(간격)가 짧을수록 높게 나타났으며, 치료 유형별 분석에서는 현재 수혈 치료를 받고있는 응답자에서 신약 치료 의향 비율이 4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국혈액암협회 박정숙 국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환자들이 수혈로 인해 겪고 있는 어려움과 부담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저도위험군 MDS 빈혈 환자의 수혈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신약인 적혈구성숙제제가 새롭게 출시되어 환자들의 기대가 큰 상황이나, 보험급여가 되지 않으면 약제비 부담이 크기에 현실적으로 신약 치료를 받기가 어렵다”라고 전했다.
따라서 박정숙 국장은 새로운 치료제가 빠르게 도입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환자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