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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사인력 실태조사②] 의사 부족 원인, 열악한 근무조건·처우

인턴·주치의, 1년 사이에도 그만둬
수련의, 수면 부족 ‘심각’…1주일에 2~3차례 당직
의사 구인난 원인, 전문과목별 ‘전공의 쏠림’ 때문

지리적 위치와 생활여건, 열악한 근무조건과 처우, 낮은 임금, 개원, 각종 갈등 관계, 전망 부재 등이 의사 이직·구인난의 주요 이유로 확인됐다.

보건의료노조가 8월 16일부터 9월 2일까지 보건의료노조 산하 99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 지난달 30일 ‘의사인력 부족 의료현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대도시에 비해 교육·문화생활·편의시설이 매우 열악한 지방 소도시로 가려 하지 않고, 지방병원에서 근무하다가도 아이들의 교육과 본인의 역량 개발 및 미래 비전을 위해 지방을 떠나 대도시권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족 전체가 이사하기 부담스러워 의사 혼자 지방으로 내려왔다가 3~4년 근무한 후 떠나기 때문에 지방병원에는 젊은 의사가 없는 실정이었으며, 교육문제로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사직하는 의사도 있었고 주말부부로 부인과 아이들만 서울로 보내는 의사들도 있었다.

의사들의 열악한 근무조건과 처우 또한 의사들이 그만두는 주된 이유였고, 의사 구인난의 배경이 되고 있었다. 특히 의사가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임금 때문이었는데, 의사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의사를 충원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구체적으로 근무조건의 경우 의사인력이 부족하니 업무가 과중 되고 당직을 빈번하게 서야 하는 등 비정상적인 업무가 생겨 그만두고 퇴사하거나, 의사는 없는 반면에 환자 수는 많고 모든 업무가 한사람에게 집중돼 인턴·주치의가 1년 사이에도 그만두는 일이 빈번했다.

정상적인 업무 외에도 콜대기, 응급실 추가 업무, 당직근무, 주말·휴일근무까지 해야 하고 24시간 이상 밥도 먹지 못하고 쉬지 않고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상적인 업무 과잉과 육체적·정신적 고갈, 사기 저하, 사직·이탈에 내몰리고 있었다.

휴일 및 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근무시간 초과는 일상사이며, 1명의 당직의가 타 진료과 환자까지 모두 봐야 해 전문성도 떨어지고, 업무량이 많아 업무 지연 및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특히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진료과의 경우 의사가 최소한의 휴식도 없이 진료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전공의는 주 80시간 업무지만 업무량은 많고 중증도는 높고 월급은 적고 처우는 열악했으며, 전공의 수련병원이 아닌 곳은 전공의가 없어 전공의가 해야 할 업무까지 감당해야 해 의사들의 퇴사율이 높았다.

수련의들은 매일 12시간을 근무하는 것도 모자라 밤새 당직근무를 서고 다시 근무를 해야 해 수면 부족이 심각했으며, 1주일에 2~3차례 당직을 서는 스케줄이 편성되고 있었고, 업무량은 과도하고 위험리스크는 높은데 임금과 처우가 개원의에 비해 적어 의사들의 의욕은 상실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또한, 대다수 의사들이 병원을 사직하는 이유는 개업 때문으로 조사돼 개원도 의사 이직과 의사 구인난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으며, 의사들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미래 발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현실도 의사들의 이직의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었다.

병원에 근무하면서 지역 내 인지도를 쌓은 후 개원하는 의사들이 많았으며, 박봉과 힘든 병원 생활, 로비에서 자유로움, 근무 강도, 수익 등도 병원에서 일하는 것보다 개원하는 것이 유리해 의사인력 이직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더불어 병원에 근무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 관계 또한 의사가 병원을 그만두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는데, 갈등의 종류는 원장이나 운영진과의 갈등, 의사들 사이의 갈등, 세대간 갈등, 선임의사와 후임의사의 갈등 등으로 다양했다. 

갈등의 내용으로는 ▲임금과 처우 불만족 ▲파벌 형성과 파벌간 비협조적 업무태도 ▲채용을 둘러싼 이해다툼 ▲승진을 위한 다툼 ▲선임의사들의 권위적인 태도와 갑질 ▲종종 발생하는 비인격적인 폭언·폭력 ▲의료진이 원하는 기계와 장비 미제공 ▲병원 운영시스템에 대한 불만족 등이 있었다.

또한, 의사 구인난의 주요 이유로는 전체 의사 수 부족과 함께 전문과목별 전공의 쏠림현상 때문임이 확인됐다.

이밖에도 ▲힘든 업무를 기피하고 워라벨을 중시하는 요즘 세대 의사들의 성향 ▲코로나19 상황에서 다른 진료과 업무를 떠맡아야 하는 데 대한 불만 ▲비정규직으로서 신분의 불안정성 ▲진료성과에 대한 압박 등도 의사가 사직하는 주요 이유이자 의사 구인난의 주요 이유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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