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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환자가 살고 싶어서 ‘옵디보+여보이 병용 승인’ 청원하는 환경 해결해야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회장)

지난 7일 식도암 면역항암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식약처 1차 치료제 승인을 요구하는 ‘식도암 면역항암제 옵티보 여보이 병용요법 식약처 1차 치료제 승인에 관한 청원’ 제목의 국민동의청원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청원인의 아버지가 지난해 11월 식도암 4기 판정을 받은 후 수술이 불가해 항암에 초점을 맞춰 치료 중이며, 최근 임상 자격을 얻어 ‘옵디보+여보이’ 임상을 앞두고 있으나, 식도암의 경우 다른 질병 대비 희귀해 치료제 등 치료 방법이 없어 아버지가 하루하루 말라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현실을 호소하는 청원이다.

우리나라는 이처럼 환자가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데, 정작 그러한 환자를 위한 치료 및 생명 연장이 가능한 약 또는 방법이 없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며, 이로 인해 치료제를 기다리다가 환자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치료제 승인이 이뤄지지 않아 ‘옵디보+여보이’ 치료가 가능한 다른 나라로 원정 치료를 받으러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과연 ‘건강보험’이라는 우수한 보건의료체계를 갖춘 선진국이라 평가되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비통할 따름이다.

식도암 환자들에게는 치료 옵션이 다양하지 않아 사실상 ‘치료 루트가 없는 상태’

최근 발달한 검사 장비와 국가 암 검진 등을 통해 식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늘어났지만, 여전히 3기 이상인 식도암 환자들이 많으며, 표준치료로 사용되는 ‘5-FU/시스플라틴’을 기반으로 하는 요법 이외에는 마땅한 치료제나 치료요법 등이 없어 5년 이내 사망하는 환자들이 많다.

지난 3월에 승인된 한국MSD의 항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화학요법과의 병용 요법(백금 및 플루오로피리미딘 기반)에 대해서는 수술이 불가하거나 전이성인 식도암 및 위식도 접합부 암이 발생한 환자 중 PD-L1 발현 양성(CPS)이 10 이상에 해당하는 환자들만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접근성이 제한된다.

또, 위의 조건들을 충족하더라도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맞은 환자 중 10~15% 이외의 치료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은 대체할 치료제와 치료요법이 없는 상태다.

이외에도 수술의 경우 방사선 치료 또는 식도 전체를 절제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절제술이 있는데, 절제술은 암 환자 수술 중 제일 힘들고 어려운 수술로, 위의 상태가 좋은 경우 식도 절제 이후 위를 일부 떼어내 식도 모양으로 만든 후 연결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대장 또는 소장을 이용해 식도를 만들어 연결하기도 한다.

문제는 수술 후에도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으로, 위를 접합한 경우에는 제대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천공이 생기고, 천공이 발생하면 폐렴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으로 폐렴이 시작되면 다른 항암치료를 이어나갈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설사 수술이 잘 진행이 되어도 음식을 먹을 때에 삼키기 어려운 ‘연하곤란’ 등의 문제가 일어나 설사 또는 구토 등에 시달리게 되는 등 일상생활의 질이 크게 떨어져 제대로 생활하는 것이 힘들다고 할 수 있다.

소장과 대장을 이용해 식도를 만들어 이식하는 수술을 받은 환자 또한 다양한 부작용으로 인한 힘든 삶을 호소하고 있다.

치료제 비용 내겠다. 우리에게도 치료 기회 보장해 달라.

우리가 엄청나게 큰 것을 해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건강보험화를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보험화는 나중의 문제이고 그저 치료 옵션을 여러 개 승인을 하여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방향성을 보장해 달라는 것일 뿐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환자들은 치료제도 옵션도 별로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과 관련해 발현율을 또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정부에서 발현율을 비롯해 ‘옵디보+여보이’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희귀 난치성 질환자들한테는 이미 미국의 FDA와 유럽의 EMA에서 ‘옵디보+여보이’의 효과성과 안전성이 검진돼 사용 승인이 내려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장기간 동안 다양한 절차와 과정 등을 통해 암 환자들에게 희망 고문을 시작하는 것 같아 착잡할 뿐이다.

부디 치료제에 대한 요구나 욕구에 대해서 정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바라며, 상대적으로 타 질환 대비 치료제 선택권이 거의 없는 희귀 난치성 암 환자들의 치료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거나 좀 더 신속한 처리 과정 등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더불어 보건당국 및 관련 기관들이 재정적인 문제로 치료 또는 약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좀 더 먼 차원까지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 환자들 입장에서는 급여 문제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치료제가 없어 치료제 등에 목이 마른 상태임을 알아주기를 바라며, 치료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초점을 맞춰서 준비해줬으면 좋겠다.

끝으로 우리들은 치료제에 대한 요구나 욕구에 대해서 정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바라며, 별도의 기준 및 좀 더 신속한 처리 과정 마련과 다른 나라에서 허가된 약제라면 조속히 승인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들은 치료제가 없는 식도암 환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옵디보+여보이’ 승인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을 벌이고 있다. 식도암 환자들은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어쩌면 식도암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약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과 기대감,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라는 절박함 속에서 승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많은 국민들께서 이러한 식도암 환자들이 절박한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을 수 있도록, 우리 가족 또는 친척, 친구, 지인 등에게 식도암이 찾아오더라도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를 미리 마련하는 일종의 ‘보험’ 차원이라도 좋으니 식도암 환자들의 소망이 담긴 국민동의청원에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린다. 

*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