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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공존 질환에 가려진 ADHD, 약물치료가 우선

약물 선행되지 않은 ADHD 치료는 방치나 다름없어

"ADHD를 아동기 문제로 국한할 게 아닌, 전 생애 주기에 걸친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

3일 오전 11시 종로 내일캠퍼스 카페에서 열린 제4회 ADHD의 날 기념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가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생애주기별 ADHD와 공존질환' 주제 발제에서 김 교수는 적대적 반항장애, 인터넷 게임 중독 등 공존질환 증상에 가려진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증후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붕년 교수팀이 서울 · 고양 · 대구 · 제주 등 전국 4대 권역의 아동 · 청소년 및 부모 4,057명을 대상으로 2016년 9월부터 약 1년 6개월간 진행한 역학 조사에서는 ODD(적대적 반항장애)를 앓는 소아의 39.8%가 ADHD 환자로 나타났다. 소아 ADHD가 청소년기까지 지속될 경우 우울감을 동반한 자살 경험 비율도 높아졌다.

아울러 국내 인터넷 게임 중독 환자 255명 대상으로 2016년부터 3년간 추적 ·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 ADHD 환자는 IGD(인터넷 게임 중독) 등 각종 중독 장애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ADHD 진단 시 약물치료가 일차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부모 · 환자 대상 교육, 행동 조절을 위한 인지행동 프로그램 등이 수반된다."며, "그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서 ADHD 치료와 관련한 교육 · 홍보 등을 진행해왔음에도 충분한 치료를 받지 않은 비율은 여전히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최근 10년 사이 상당히 증가한 ODD가 ADHD와 연결되면서 학교 현장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ADHD가 청소년기까지 지속될 경우 자살 · 자해 위험성이 높아지며, 성인기까지 방치될 경우 IGD 등의 중독 문제도 추가될 수 있다."며, "ADHD를 아동기 병으로 국한할 게 아닌 전 생애 주기에 걸친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 ADHD 자체도 중요하지만, ADHD를 방치해 발생하는 공존병리에 대한 관심 · 치료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김봉석 이사장,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정 교수가 참석했다. 메디포뉴스는 이날 오간 주요 질의응답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ADHD 치료 시 어떤 약물을 사용하는지? 

암페타민 계열의 약물은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다. 개발도 안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약물과 신경전달 물질 시스템을 도와주는 약물 두 가지가 있다. 

한편, 약의 부작용을 너무 많이 강조하거나 약을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식의 정보는 잘못된 정보다. ADHD 치료는 약물이 일차 치료지만, 약물 사용 과정은 치료자와 부모 · 환자 간 관계를 통해 모니터링하게 돼 있다. 

◆ 약물치료 기간은?

약물치료 기간은 사례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해진 바가 없다. 대개 초등학교 저학년 때 치료를 시작하면 3년 정도 진행된다. 청소년기 혹은 성인 때는 오히려 더 짧은 기간이 소요된다. 즉, 약물치료 기간은 환자마다 다르다. 어떤 환자는 5~10년을 넘기기도 하지만,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사람은 없다. 

ADHD는 치료 과정 중 12~14살로 넘어오면서 3분의 1 가까이가 더 이상 치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좋아지며, 20대로 넘어올 경우 거의 절반 정도는 약물치료가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좋아진다. 사실상 개인을 놓고 보면 오래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1~2달 복용해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모니터링을 잘하면서 치료 효과 · 부작용 및 치료 과정 교육을 병행해야 하며, 대개는 3~4년 정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 

◆ 2007년에는 약 8%였던 ODD 유병률이 이번 조사에서 19%로 나타났다. 사회적 요인이 기여한 건 아닌지?

고위험군을 포함한 ODD 소아 환자 대상 위험 요인은 5세 이전의 부모 경험, 임신 시 받은 스트레스에 따른 변화, 출산 후 우울 상태 여부 등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됐다. 만일 유병률이 증가한 게 이 세 가지 요인 때문이라면 산후우울증 관리, 영유아기 케어, 돌봄 문제 등이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직접적인 에비던스가 아니다. 물론 그런 위험 요인이 연관된 경우 사회적 · 가정적 요인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다. 

◆ ADHD 치료 문턱이 높다.

ADHD뿐만 아니라 모든 정신과 문제로 실제 치료받은 비율이 17%다. 이 17% 안에는 정신과 의사뿐만 아니라 학교 상담교사, 지역사회 센터, 약국의 약사 상담 등이 전부 포함돼 있다. 심지어 정신과 의사와 만난 비율은 3%였다. 아이가 정신 건강 문제가 있어도 실제 도움을 받는 비율은 아직도 너무 낮으며, 정신과 의사를 만나는 건 더욱더 낮다. 이 문제는 정말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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