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신뢰도 향상 위해 인공지능 활용 검토

불신임에 겸허히 더 분발 노력…공단 특사권보다 의사 자율권을

지난해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 의료계에는 왓슨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지방병원들이 빅5에 대항해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다. 의료기관을 찾는 아픈 환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이다 보니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병원과 의사를 찾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 서울 빅5에 몰리던 암환자들이 처음 왓슨을 도입한 인천지역 병원으로 몰린다고 한다.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환자가 분산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부산대학교병원도 서울로 가는 부산지역 환자를 위해 왓슨을 도입했다고 한다. 지방병원의 신뢰도 높이기가 정착되면 고질적인 환자쏠림이라는 의료전달체계 왜곡 현상도 해결될 것이다. /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도 1차의료기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의원급의 신뢰도가 높아지면 의료전달체계의 왜곡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 메디포뉴스는 지난 20일 이촌동 의협회관 회장 집무실에서 추무진 회장으로부터 인공지능에 대한 생각, 그리고 회무 수행과정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불신임 문제 등 현안과 이슈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주요 현안 별로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풀었다. [편집자 주]  

-기자 : 최근 이슈는 4차 산업혁명이다. 왓슨이 임상에 활용되는 등 의료계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는 인공지능 왓슨을 도입하는 병원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추무진 회장 : 지난주에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KIMES에 가보면서 느꼈다. 작년에 알파고 이슈가 의료계 화두가 됐다. 작년 가을에 모 병원이 왓슨을 도입했다. 올해 1~2군데 더해(건양대병원 부산대학교병원 길병원 3곳, 편집자 주) 의료환경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회원들도 느낄 거다. 강의 열심히 듣고 의견 청취한 이유는 의사협회가 변화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회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였다. 

인공지능 문제는 강의를 들었고, 공감한 것이 의료진단 정확도에서 의사들을 도와주고 강화시키는 분야로 충분히 할용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의사 역할이 줄고, 의사 수가 주는 게 아니고 보강 보완하도록 노력하면 되겠다. 그 쪽으로 신경 써야겠다는 것이다. 중요한 말이다.

왜 왓슨을 도입했냐는 물음에 교수 말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여 준다. 소위 빅4, 빅5 대형병원에 몰리는 추세, 특히 암환자는 몇몇 의사에 집중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생명과 직결되고, 병원을 믿지 못하다보니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니면서 시간과 비용을 모두 소모하는 문제가 있다. 결국 지방병원들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도입했다.

이 문제를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에 대입해봤다. 동네의원에서 진단받고도 대형병원에 가서 자꾸 진단을 확인하는 이유는 신뢰문제이다. 국민들이 의원의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한다. 인공지능을 잘 활용한다면 동네의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아직 다른 분과 더 논의할 부분이다. 왓슨의 도움을 받을 게 많이 생길 거다. 비용 효과적인 면도 따져야 하겠지만 어떻게 하면 동네의원의 신뢰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할 시기가 됐다.

신년하례회 때가 생각난다. 보건의료계에 제안했던 사항이 변화하는 환경에 공동대처하여 개선을 주도하자는 것이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의사뿐만 아니라 의대생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윤리적인 문제까지 개입돼 있고, 개인정보 문제점까지 갖고 있다. 현행 법제도 개선까지 다양하다.  의료계 내부에서 검토하고 의견을 모아 나가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의협에서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 내년 4월말까지가 임기이지만 벌써부터 40대 의협 회장선거 이야기가 나온다. 3~4명의 리더들이 거론되고 있다. 출마 여부는?

지금은 아직은 선거 이야기를 하기엔 너무 이른 시기 같다. 벌써 지난 주말(17일)부터 국회에서 원격의료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주 이번 주 총력을 다 해야 할 때다. 회원들이 바라는 거를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서 수행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의약분업 이후 역대 의협 회장들은 불신임 문제를 겪었다. 어느 분은 중도 사퇴하고, 어느 분은 불신임됐다. 그래서인지 회장 직무대행도 분업 이후에 가장 많은 것 같다. 추무진 회장께서도 작년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이 문제를 겪고 있다.

회장으로서 회원의 권익과 협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중이다.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회원들의 불신임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더 열심히 하라는 것으로 생각하고 노력하겠다. 불신임 목소리도 대외적으로는 힘이 될 수 있다. 

지난 3년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부터 느낀 거는 협회가 안정돼 있는 것이 대외적으로 회무를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거다. 내부에서 치열한 토론과 논의가 필요하다. 소통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시도지부 총회에서 회원들을 만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내부 소통과 토론이 충분히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사안에 있어 논의로 합의를 이룬 거에 대해서는 외부적으로 같은 목소리를 내면 협회가 추구하는 바를, 또는 회원들이 촉구하는 바를 관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사무장병원 단속을 명분으로 공단 직원이 근무하는 센터에 특별사법경찰권을 주자고 한다. 입장과 대응은?

기본적으로 그 지역 사무장병원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지역회원이다. 단속권이 없어서 못했나? 그게 아니다. 회원(의사)들이 자율적으로 규제를 해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줘야 척결할 수 있는 근간이 된다. 공단 직원에게 사법권을 준다는 거는 동의하기 어렵다. 

사무장병원인 줄 자신도 모르고 근무하다가 나중에 알고 나오고 싶을 때 올가미에 얽혀 못나온다. 그분들이 신고하고, 벗어 나오고 싶어 할 때 그런 분들에 대해서 과감하게 정부에서 법률적으로 혜택을 줘야 사무장 병원이 근절 될 수 있다. 그런 쪽으로 가는 게 방안이다.

(관련입법이 발의 돼 있다. 자신신고 의사 감면 혜택이다.) 일정한 기간을 두고 털고 나오도록 과감하게 하자는 것이다. 자진신고 기간을 둬야 한다. 혜택을 주지 않으면 개인 의사는 파산지경이 된다. 예로 10억원 부당이득금에 수배곱하기 과징금까지 본인이 떠맡아 알면서도 벗어나지 못한다.

- 최근 회무 수행을 돌이켜 보면 어떤 성과가 있었나? 또한 아쉬운 점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를 돌아보면서 회원들께 서신을 보냈다. 회무수행 과정에서 수가를 올리고자 노력했다. 작년에 공단과 수가계약에서 의원은 3.1%였다. 수치상으로 높다. 새롭게 수가가 신설된 분야도 많았다. 수면내시경수가, 진정내시경수가, 내시경 소독수가, 맥(감시하 마취)수가, 감염관리수가 등이다. 1회용품이 많이 발생하는 치료재료수가가 반영이 안 돼 ‘배보다 배꼽이 크다.’며 행위료 문제를 제시해서 별도 보상을 신설했다. 산전초음파가 급여화 되면서 치료제한이 있었지만 의원에는 도움이 됐다. 15년도 메르스 이후 정부가 건보 요양비용 조기지급을 계속 중이어서 어느 정도 보상된다고 본다. 독감접종도 영유아까지 확대됐다.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정부와 함께 추진하는 정책도 있다. 만성질환 관리수가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회원 의견 조회를 반영했다. 원격의료가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참여 중이다. 최근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다. 숫자가 ▲1,088개 의료기관, ▲2만3500여명 환자이다. 촉탁의제도는 그동안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됐다. 지역에서 이야기 들어 보면 여러 면에서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만성질환 시범사업과 촉탁의제도는 의견을 듣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

안타까운 면도 있었다. 지난 여름과 겨울에 회원이 현지조사와 실사문제로 유명을 달리한 사건이다. 충격으로 받아들인다. 협회는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2월5일 전국임원워크숍에서 논의된 의견을 반영, 협회 내부에 보험실사대응센터를 마련하여 직제를 개편했다. 22일 개소식을 한다. 회원들에게 실질적 도움 주도록 지역의사회와 유기적으로 연관을 갖고 현지조사에 대응할 것이다.

법률 면에서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의료분쟁자동개시가 됐고, 최근엔 명찰법이 통과돼서 회원들께서 우려한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다시는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의료법대응특위에서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 의료법대응특위에 대외협력이사 자문위원을 보강했다. 입법팀도 보강했다.

도움된 거는 조세특례제한법이다. 많은 혜택은 아니지만 5월엔 어느 정도 혜택을 받는 분이 나온다. 정부 통계를 보면 의원급 40% 정도가 혜택을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도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 의료인 폭행방지법도 도움이 됐다. 시효법이 되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문제되는 법안이나. 카드수수료문제는 내렸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부담되는 1차 의료기관이 많이 생겼다. 개선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