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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달빛어린이병원, 취지 잃었다…수가 개편·관리감독 이뤄져야

아동병원협회 “나이별·시간별 소아 가산제 등 필요해”
박양동 회장 “달빛어린이병원 도입 이후 사업평가 이뤄졌는지 의문”

“무늬만 달빛어린이병원인 의료기관 많다!”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소아응급체계 개선 방안 중 달빛어린이병원을 내년 100곳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달빛어린이병원의 사업 목적 및 업무 수행 내용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날 박양동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은 소아응급실 전 단계의 밀집도를 해소하려면 달빛어린이병원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달빛어린이병원 37개소 중 공휴일 야간진료가 가능한 곳은 5곳(13.5%), 토요일 야간진료가 가능한 곳은 9곳(24.3%), 일요일 야간진료가 가능한 곳은 7곳(18.9%)에 불과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달빛어린이병원 37개소 대다수가 공휴일과 주말에 낮 진료는 시행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것으로,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이 주말과 공휴일에도 소아가 야간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됐던 것을 고려하면 현재 달빛어린이병원은 무늬만 ‘달빛어린이병원’인 셈이다.

이를 근거로 박 회장은 내년에 달빛어린이병원을 100여곳으로 확대해봤자 현재의 상황과 같이 운영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조언했다.

또한, 박 회장은 ‘응급실 전 단계 과밀도 해소’ 사업목표 달성 여부를 비롯해 ▲소아환자 중증도에 따른 환자 분류 이송 역할 및 실적 ▲지역 분포 불균형 해소 ▲저조한 참여도 ▲현장 의견 등에 대해 지난 2014년 달빛어린이병원 제도를 도입한 이후 단 한 번이라도 사업평가가 있었는지 등 정부의 의지와 모니터링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아동병원협회는 복지부의 소아응급체계 개선 방안이 보다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전개되려면 모든 종별 의료기관 소아진료의 야간·공휴일·주말 가산 체계의 전면 개편과 나이별·시간별 소아 가산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박 회장은 “의원급은 원장(의사) 1명과 원장을 도와줄 사람을 갖추면 되는 반면, 병원은 최소 간호사 2명과 의사,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원무과 등을 맡을 사람들이 갖춰야 하는데, 수가는 의원과 똑같아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동병원에서 평균 재직 의사 수는 5.5명이지만, 달빛어린이병원을 하고 있는 병원 중 의사가 3명이 있는 병원은 일요일까지 야간진료를 유지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할 수 없어 제대로 공휴일과 주말 및 평일에 야간진료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거론하며, 이에 대한 정비가 필요한 상황임을 밝혔다.

더불어 아동병원협회는 환자 중증도에 따른 종별의 역할 재정립을 요청하는 한편,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거점 응급의료기관)를, 달빛어린이병원 등의 아동병원은 준중증 환자를, 달빛의원 등 의원급 의료기관은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하는 방향으로 재정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아동병원협회는 응급치료 인적 자원이 현재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임을 강조하면서 더 많은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폐기된 1339 역할 복원과 병원 방문 전 단계 이송 및 병원간 전원 체계 강화 등을 주문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아이들이 잘 클 수 있도록 하려면 적지적소에 1차→2차→3차로 이어지는 의료시스템을 반드시 갖춰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전공의가 반드시 필요하나, 전공의에 관한 계획은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소아응급의료체계 대책을 발표하면서 전공의 지원과 관련한 어떤 비전을 제시하거나 재정적인 추계 등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것을 꼬집은 것으로, 박 회장은 “소아 외래환자 중 경증부터 중증도 환자까지 2차 병원 이상의 역할을 수행해 오는 아동병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확실히 인지해 정책을 수립·시행해주기를 바란다”라고 역설했다.

이홍준 대한아동병원협회 정책이사는 “지속적인 전문의의 배출 없이는 입원 전담의 등 상급병원으로의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휴일·야간시간 때의 경우 어린이 환자를 진료할 소아청소년 의료기관의 폐업이 속출하게 돼 진료시스템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우려를 전하면서, 조속히 전공의 양성 계획을 세워 실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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