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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아과병원 내 중복 감염 심각, 1인실 비율 늘려야

'병상 간 이격거리 1.5m 확보 강제 규정' 감염 예방 효과 없어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지난 18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피용 BCG(Bacillus Calmette Guerin, 결핵예방접종)의 정식 NIP(National Immunization Program, 국가무료예방접종사업) 채택, 수두 2회 추가접종 NIP 확대 시행, 소아청소년과 병원 일반병상 의무 확보비율 수정 요구 등을 골자로 하는 총 3종의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청원서 내용과 관련해 인터뷰 자리가 마련됐다. 인터뷰에 참석한 대한아동병원협회 박양동 회장(경상남도의사회장)과 최용재 학술이사(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 대표), 네이버맘카페 애기똥풀 관계자는 본 입법청원의 취지, 원내 감염 문제 등의 질의에 답했고, 이를 메디포뉴스는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편집자 주] 

◆ 입법청원의 취지가 듣고 싶다

박양동 회장은 "예방접종은 질병관리본부 내에 있는 예방접종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하면 법 개정 없이 바로 시행할 수 있다. 두 달 전 이 안건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장과 미팅을 했다. 그런데 정부가 판단하는 부분과 국민이 필요한 부분에 갭이 있다. 전문가 입장에서 이 갭을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두 2회 추가접종과 관련해 박 회장은 "미국의 경우 2006년부터 수두 2회 접종으로 정책을 확대 · 시행하고 있는데 1회 접종 때보다 유병률이 굉장히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라면서, "질병 감염률을 떨어뜨리고, 아이들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일의 진행이 늦기 때문에 국회에 직접 찾아왔다. 천정배 의원과 김광수 의원 등이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경피용 BCG의 정식 NIP 채택과 관련해 최용재 학술이사는 "이대목동병원에서는 신생아들에게 처방한 영양제, TPN 수액제가 아이 한 명당 한 팩이 인정되지 않아서 한 팩을 나눠서 썼다고 했다. 그와 똑같은 일이 지금 BCG를 두고 일어나고 있다. 지금이 1960년대도 아니고, 우리가 못사는 나라도 아니다. 이를 현실에 맞게 바꿔 달라고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또 바꾼다고 해서 예산이 더 들어가지도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 원내 감염의 심각성은?

박 회장은 "병실의 경우 감염 문제가 가장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50병상을 가진 아동병원의 경우 25병상 이상이 일반 병상(다인실)이다. 그런데 각각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다인실을 같이 쓰게 될 경우 중복 감염이 발생하게 된다. 즉, 병원 내 감염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답했다.

최 학술이사는 "중복감염은 건수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정상적으로 3일 만에 열이 떨어지고 5일 만에 격리 해제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모두 의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올해는 특이하게 인플루엔자 A와 B가 동시 유행하고 있다. 이 경우 인플루엔자 A 환자가 다 나았는데 퇴원하자마자 B에 감염돼서 또 열이 난다. 이 경우 병원은 100% 컴플레인을 받는다."라면서, "성인의 경우 가만히 병상에 누워있는데 이와 반대로 아동은 온 병원을 돌아다닌다. 중복감염이 너무 많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서 박 회장은 "병상 간 이격거리 1.5m 확보 강제 규정은 메르스 때문에 생겨났다. 그런데 1.5m는 전염 예방에 효과가 거의 없다. 재채기의 경우 2.5~3m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인실에서 온종일 기침하는 아이가 있다면, 병실 안은 바이러스가 성행하게 된다. 급성기 질환에서 특히 다인실이 문제 된다."라면서, "그리고 다인실에 입원한 아이가 아파서 밤새 잠을 못 자고 울면, 나머지 아이들도 덩달아 잠을 자지 못 한다."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본인부담금을 조금 더 올리면 적은 비용으로 감염을 최대한도로 줄일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이 부분은 건강보험법 개정사항이기 때문에 김광수 의원이 법 개정을 준비 ·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 우리나라 다인실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최 학술이사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생활 수준을 가진 나라의 경우 병상 간 이격거리가 최소 2.5m이다. 그리고 그 나라들이 다인실을 두는 이유는 간호사들이 중환자들을 관리하는 데 있어 환자들을 한꺼번에 보기 위한 것이다. 즉, 중환자일수록 다인실을 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최 학술이사는 "우리나라는 경제적인 이유로 다인실을 둔다. 우리나라 다인실은 6.25 전쟁 이후 생긴 군 병원에서 유래됐다. 다른 나라에서는 질병 치료 차원에서 효율성을 기반으로 두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 유래 자체가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 1인실을 어떻게 늘리겠다는 건가

애기똥풀 관계자는 "산부인과처럼 1인실을 급여화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비율을 제도적으로 늘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도 "당연히 제도적으로 해야 한다. 급여화하는 부분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결정한다. 산부인과가 현재 보험 급여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정부와 조율이 잘 안 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우리와 관계가 조금 있지 않나 싶다. 사실 산부인과에서는 시설투자를 많이 해서 호텔급으로 만들어 놨기 때문에 경영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도 그 문제를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박 회장은 "그런데 소아과 문제는 산부인과와는 다르다. 산부인과는 비감염성 질환이고, 분만 과정의 프라이버시 문제이며, 소아과는 감염성 문제이다. 원내 감염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소아과의 일인실 비율을 늘리는 것은 당위성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 1인실에 대한 보호자들의 선호도는 어떤가?

최 학술이사는 "병원에 보호자가 와서 병실을 고를 때 다인실과 1인실이 있다고 하면 먼저 1인실을 선택하고, 자리가 모자라면 다인실에 들어간다. 그런데 1인실과 다인실에 병실 규제를 동일하게 만들어놨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실질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보호자들도 어려워한다. 병실 규제 때문에 발생하는 감염 문제로 어려운 일들을 많이 겪으며, 클레임도 굉장히 많이 받고 있다. 조속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도 "현실은 만들어놓은 병상 중 2~3개의 다인실이 안 쓰인다. 보호자가 선택을 안 하니 다인실을 사용할 수 없다."라고 했다.

네이버맘카페 애기똥풀 관계자는 "요즘에는 보험이 잘 돼 있기 때문에 1인실을 사용에 큰 부담이 없다. 그런데 보통 1인실이 없고 다인실만 있는 경우 엄마들은 2인실을 잡아서 1인실처럼 쓴다. 2인실을 쓰면 다른 엄마들이 2인실을 선택 안 한다."라고 말했다.

◆ 예산 문제는 없는가

박 회장은 수두의 경우 예산 때문에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전체 출생률이 지난해 11.3% 급락했고, 전체 NIP 총예산도 줄었으나, 줄어든 예산으로도 경피용 BCG, 수두는 문제없을 거라고 했다.

경피용 BCG는 단 '1회 접종'으로 소아중증 결핵에 대한 면역을 획득하며, 수두 접종의 경우 약가가 1만 원대로, 다른 백신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가 접종횟수 또한 적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예산의 경우 질병관리본부와 정부 자료를 기반으로 계산했고, 크게 틀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검증 부분은 국회, 보건복지부 자료를 찾으면 된다."라면서, "생활 · 문화 등 여러 가지 프라이버시 문제를 향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서 이 일을 추진하게 됐다."라고 했다.

◆ 피내용 BCG 앰플을 나눠쓰는 과정에서의 문제는 없는지

박 회장은 "피내용 BCG는 지난 2년 동안 계속 수급이 잘 안 되는 상태다. 주로 보건소에서 사용되고 있다. 피내용 BCG의 경우 한 앰플로 15명을 주사할 수 있다. 그런데 출산율이 높았던 과거와는 다르게 현재 민간 의료기관에서 날짜를 정해서 15명의 아이를 모아서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또, 원칙적으로 모든 의약품은 나눠 쓰는 것보다는 일회용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최 학술이사는 "하나의 앰플로 15명을 접종할 때 한번 소독된 일회용 주사기가 앰플에 들어갔다가 나온다. 앰플 입구에서 오염물질이 주사기에 묻으면 그다음 앰플 안으로 오염물질이 들어갈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마지막 접종하는 15번째 아이는 접종 약과 세균을 같이 접종받는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애기똥풀 관계자는 "피내용 BCG는 보건소에서 맞을 경우 고름이 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병원에서 맞으면 그 부분을 잘 넘어가고, 흉터도 안 난다. 그런데 경피용 BCG는 비용이 7만 원 정도나 된다. 피내용 BCG를 여러 명이 한 앰플로 다 맞아야 한다면, 경피용이 국가예방접종이 돼야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 피내용 BCG 수급불안정 문제는 왜 발생했나

박 회장은 "피내용 BCG는 생산단가는 높은데 이익이 없다. 결핵이 많이 발병하는 후진국 · 개발도상국에 WHO가 무상 혹은 저가로 공급한다. 이 때문에 피내용 BCG는 극소수 국가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원래 덴마크에서 정부 주도로 생산했다. 그러다가 정부가 공장을 민간에 이관했는데, 수익성이 없으니 민간기업이 생산을 중단했다. 그래서 덴마크 수입이 우리나라에 끊겼다."라고 설명했다.

◆ 경피용 BCG는 수급불안정 문제가 없는지

박 회장은 "경피용 BCG는 좀 더 많은 국가에서 생산하고 있다. 일본에서 생산하는 경피용 BCG의 경우 내가 알기로는 물량은 충분히 돼 있다."라면서, "일본에서는 수요를 파악해 일정한 물량만 생산하고 있다. 만일 경피용 BCG가 NIP에 들어가게 되면 당연히 정부는 일본에 주문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수급불안정 문제가 해소될 거다."라고 설명했다.

◆ 피내용 BCG와 경피용 BCG의 차이를 알고 싶다

최 학술이사는 "피내용 BCG와 경피용 BCG는 접종 방법과 관계없이 접종 효과 면에서 차이가 없다는 1997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가 있다. 경피용 BCG는 피내용 BCG보다 더 위생적이지만 가격이 더 비싼 단점이 있다. 피내용 BCG는 접종량의 정량화는 쉽지만, 접종에서 숙달을 필요로 하는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다. 또, 비위생적일 개연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 학술이사는 피내용 BCG는 접종 방법에 있어서 표준화가 어렵고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피내용 BCG 접종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성은 거의 없으며, 피부에 국한된 접종 부작용으로 끝난다고 했다. 나중에 Bcgitis(BCG 감염)가 와서 고름 주머니를 터트려야 하는 경우는 꽤 되며, 경피용 BCG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고 했다.

또한, 피내용 BCG의 경우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서 하나의 앰플을 따서 15명을 접종시킬 수 없기 때문에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향후 대한아동병원협회 계획은?

박 회장은 "대한아동병원협회 차원에서 하고 싶은 일은 몇 가지 더 있다. 노인에게는 요양보호사가 있고, 일반 병원에는 간호 · 간병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병원에서 소아에 관한 배려는 없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자녀가 아프면 연차를 쓰거나 직장을 그만두거나 아니면 할머니 · 할아버지에게 부탁하는 등 선택지가 많지 않다. 이 부분에서 사회적 손실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2년간 광주 지역에서 6개 아동병원과 광주여자대학, 광주시 광산구 구청장 등의 도움을 받아서 시범사업을 통해 병원아동보호사를 양성했다고 한다.

박 회장은 "주로 경력단절여성 대상으로 120시간 정도 교육을 진행했다. 현재 광주에서 성공적으로 시범사업을 완료한 상황이다. 현재 50~60명의 아동보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자리위원회와 4대 발표도 진행했다. 일자리위원회와의 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안건 채택을 요구했으나, 아직 그 후속조치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환아 케어와 일자리 창출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 회장은 "지금 저출산율이 너무 심각하다. 16년 동안 출산 장려 비용으로 80조가량을 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출산율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라면서,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근본 플랜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민간 입장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하려 한다. 저출산이 지속됨으로써 향후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금 1인당 10만 원 보육비 지원으로는 출산율을 높일 수 없다고 했다.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문화적 · 사회적 환경을 장기적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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