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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달빛어린이병원 2억 지원 효과↓…아동병원 육성해야” ②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붕괴 소아의료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정부가 흔들리는 소아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달빛어린이병원 1개소당 2억원씩 운영비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2024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번 의결은 경영난 등으로 도입 취지 및 기대와 다르게 평일 야간이나 주말·휴일에 응원하는 달빛어린이병원 등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응급실 과밀화 해소 및 주중 외에 발생하는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개선해 국민건강 향상을 꾀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의 예산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예산을 마련·집행하더라도 본질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거나, 당초 기대와 다르게 실효성이 낮다면 세금 낭비가 되지 않도록 빠른 보완·개선을 실시해 최대한 효과적·효율적으로 소아의료를 소생시켜야 하는 법.

이에 메디포뉴스는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붕괴 소아의료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 병원장)을 만나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 중 운영비 2억원 지원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소아의료를 소생하려면 아동병원 및 달빛어린이병원이 겪는 어려움과 바람직한 방향으로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최근 2024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이 발표됐습니다. 특히 달빛어린이병원 45개소 대상 개소당 2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에 대해 평가한다면?

A. 소아청소년 보건의료 위기의 중증도를 생각하면 매우 부족합니다. 하지만 현재 소아의료의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부분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합니다. 첫발을 내디딘만큼 정부 당국의 더 큰 노력을 기대해 봅니다.

각 달빛어린이병원에 운영비 2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견해를 말씀드리자면 보완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정부가 만들어놓은 달빛어린이병원 제도는 ‘의원급 달빛어린이병원’과 ‘아동병원 형태의 달빛어린이병원’이라는 완전히 다른 시설들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선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접수하는 간호조무사 등으로 구성된 의원급 달빛어린이병원의 경우 2억원의 운영비 지원과 함께 이번 달빛어린이병원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야간 진료 관리료 수가 가산이 이뤄진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동병원은 좀 다릅니다. 아동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비롯해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진찰 시 아이를 잡아주거나 수액 처치를 할 수 있는 간호사·간호조무사 등 최소 5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인력 구성 등을 고려하면 운영비 2억원 지원은 그야말로 약간의 도움만 될 뿐입니다.


Q. 더 이상 소아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여러 조치들이 필요할 것 같은데, 아동병원·달빛어린이병원을 확충·활성화하려면 어떠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A. 저수가 문제가 제일 심각합니다. 

이제는 국가에서 많은 지원을 통해 소아의료 정상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아동병원들을 육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일반적인 병원에서 아동병원을 분리해 아동병원을 특화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아동병원은 다른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과 마찬가지로 계절별로 환자 변동이 심합니다. 환자가 줄어드는 여름과 겨울에는 병원 경영이 어려워지거든요? 이때 병상을 유지해야 병상이 모자를 때에 병상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동병원에서 병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손실보상금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며, 병상 비율도 현재 산부인과가 8:2 비율로 상급병실과 다인실을 운영하는 것처럼 아동병원도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급병실 비율을 확대 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에서 소아의료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이번 소아의료 대란에서 소아응급 환자들을 사명감 하나로 진료 해오고 있는 아동병원이 무너지면 소아의료체계는 더욱 처참해 질 것입니다. 소아의 생명에 더 큰 위협이 뒤따른다는 매우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Q. 향후 대한아동병원협회 계획 및 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A.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오는 10월 22일 추계 학술대회를 열게 됩니다. 

원래 학술대회는 의사들이 새롭게 발견한 치료법이나 증례 등을 공유하면서 학문적 교류를 하는 축제와도 같은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부터는 사실상 끊겼음은 물론, 계속 위기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저희 협회에서는 ▲위급상황 시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응급처치팀은 어떻게 구성하고 훈련할 것인가? 등과 같은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점검하고, ‘장중첩증’처럼 비교적 간단하지만 위중한 질환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하는 것을 중심으로 학술대회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현재도 소아응급 환자를 아동병원에서 소화하고 있는데 3차 의료기관의 전공의 및 전임의 공백으로 이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동병원으로 더 많은 소아응급 환자가 내원하는 비율은 급상승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에 대비하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 계획이며 이를 더욱 강화해 소아응급환자가 생명을 잃지 않도록 아동병원이 앞장서 나갈 계획입니다.

붕괴 소아의료를 살리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아픈 우리 아이들과 영원히 함께 하는 아동병원이 되기 위해 이번에 출범한 비대위가 소아의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 제시 및 요구 등 노력과 실천을 경주하겠습니다.


Q. 그밖에 정부나 국민들을 향해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이미 소아의료체계는 붕괴됐습니다. 아동병원과 의원급 구분 없이 소아청소년과 진료과목을 선택해 진료하는 모든 병원들의 상황은 다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동병원은 진료량이 많다고해서 수익이 많이 나는 곳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병원 구성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희 의료진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아이들을 봐줄 수 있는 ‘초전문가’가 사라지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아이를 키우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다른 진료과목 또는 직업을 선택하면 되지만,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은 차치하더라도 이미 태어난 아이들의 건강은 어떻게 하냐는 것에 있습니다.

앞으로 3~7년 동안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전문의가 실질적으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우리들은 이 기간을 잘 버텨내야만 합니다.

어머니들이 아이를 낳고 거주지 주변에서 충분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모여 진료활동을 펼치고 있는 의료기관을 대형화시키거나 망하지 않도록 잘 지원해야만 아이들의 생명을 구해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대국민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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