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이 생동성시험을 조작한 시험기관 및 제약회사들을 상대로 최초로 제기한 소송 상고심에서 승소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생물학적동등성(이하 생동성) 시험조작 손해배상 등 청구소송 상고심(대법원 제3부)에서 대법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공단이 패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서울고등법원)에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환송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민사판결의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전제하면서, 시험기관의 생동성시험 조작행위로 인해 생동성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한 형사판결을 근거로 불법행위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특히 의약품은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국민보건을 위해 반드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어야 하므로, 생동성시험 조작은 그 자체로 비윤리적인 방법에 해당하여 비난가능성이 매우 큰 위법한 행위라고 밝혔다.
또한 원심에서는 시험기관의 불법행위 책임이 입증되지 않음을 이유로 제약사에 대해서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번 판결에서는 이에 대해 증거에 의해 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는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법행위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원심법원에 다시 심리 판단하라고 파기환송한 것이다.
그동안 공단은 하급심에서 연이어 패소해 무리하게 소송을 진행한 결과라는 일부 지적이 있었다.
이번 최초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 공단은 “보험재정과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험자로서 공단이 제약사 등의 불법행위에 책임을 물어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의약품의 유통질서를 바로잡아 국민에게 양질의 의약품을 제공하고자 제기한 소송취지의 정당성을 대외적으로 증명해 준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현재 진행 중인 대법원 및 하급심 진행사건 중 형사판결이 확정된 시험기관에 대해서는 공단의 승소가 예상되며, 파기환송심에서 제약사의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