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에 고용됐던 의사가 병원을 그만둔 후 사무장병원을 자진신고했지만 처벌을 피하지는 못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진창수)는 최근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면허자격정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원고는 실제 소유자가 의료인이 아닌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만두었으며, 이후 해당 의료기관을 신고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고가 병원을 그만둔 후 상당기간이 지난 후에야 신고를 했으며 같은 건물에 병원을 개설해 분쟁이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공익적 목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복지부는 원고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돼 의료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3개월의 면허자격정지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원고는 “근무하던 병원의 실제 소유자는 의사가 아니란 사실을 알고 바로 그만 뒀다”며 “그만둔 후 자발적으로 불법 의료기관이란 것을 신고했는데도 이같은 처벌은 가혹하다”고 호소했다.
원고에 따르면 다른 의사로부터 그가 운영하는 의원의 관리의사가 돼달라는 제안을 받고 원고는 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한달 후 원고는 근무하던 의원의 실제 소유자가 의료인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돼 다음 달 말 병원을 그만뒀다. 이후 원고는 경찰에 불법적으로 개설된 의료기관이 있다며 해당 의원을 신고했다.
재판부는 먼저 “원고가 비의료인에게 고용 돼 의료행위를 했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았고 형이 확정됐다”며 “또 원고는 실제 소유자가 의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상당기간 관리의사로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특히 원고가 2008년 8월 근무를 종료한 이후 상당기간이 지난 2009년 1월 경에야 해당 병원을 불법의료기관으로 신고한 점, 고발 당시 원고는 자신이 신고한 의료기관과 같은 건물에서 같은 과 의원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민사분쟁이 발생한 상황이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원고가 반성적인 조치나 국민조건을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행동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분의 판단이다.
이에 재판부는 원고의 소송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