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건소 진료확대 예산 확보…개원가 충격

박순원 시장 공약사항 가시화 되자, 개원가 대응모색 분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선거 당시 내놓았던 도시보건지소 확충, 야간·휴일 클리닉 운영 예산 113억 원이 확보되면서 개원가에는 핵폭탄이 떨어졌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19일 올해보다 1조 1917억 원 늘어난 21조 7829억 원으로 확정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보건소 야간·휴일 클리닉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26억 7500만 원, 도시보건지소 확충 예산은 869억 1400만 원이 책정됐다.

이에 대해 개원의들은 서울시는 대한민국 제일 큰 도시 서울시답게 새로운 공공의료를 창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원가와 보건소의 경쟁관계가 아닌 큰 틀에서 세계적인 공공의료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

또한 1차 진료에 치우친 도시보건지소에 대해 한정된 건보재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국민의 편의를 위해 공공의료를 확충하지만 결국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운영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A 개원의는 “1차 진료 치우친 도시보건지소는 결국 개원가와 갱쟁관계에 놓이게 되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개원가를 죽이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 편의를 위해 공공의료를 확충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이는 결국 의사들의 밥그릇을 빼앗겠다는 것”이라며 “차라리 개원의들과 공공의료가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확보된 야간·휴일 클리닉 운영 예산을 차라리 주말과 야간에 운영하는 열악한 의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도시보건지소가 서울시 자체 예산만으로 지원된다고는 하지만 1차 진료에 치우치다보면 결국 건강보험 재정에서 나가야 한다”면서 “이는 열악한 건보재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B 개원의 역시 “도시보건지소와 개원가가 1차 진료를 놓고 경쟁을 벌이면 죽는 것은 결국 개원가”라며 “보건지소는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관리와 환자 교육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원의를 무시한 서울시의 이러한 행태는 결국 좋은 취지로 봉사하는 의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개원의는 지난 2003년부터 거주하는 지역에서 뜻을 같이 하는 몇몇 회원들과 함께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밤에 병원을 가기 힘든 주민들을 위해 보건소에서 야간 진료 봉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 같은 정책 시행으로 인해 이 단체의 야간 진료 봉사는 무산될 위기에 놓여있다.

개원의들은 서울시가 도시보건지소 확충, 야간·휴일 클리닉 운영을 강행한다면 지역 의사회와 협조해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내년도 서울시 예산에는 민간의료기관에서도 영유아 국가필수예방접종을 전약 무료로 실시할 수 있는 222억 2300만 원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