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제약사들의 지난 4분기 실적이 계절적 영향과 연구개발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HMC증권의 실적전망 자료에 따르면, 동아, 녹십자, 한미 등 주요 6개사의 2010년 4분기 실적은 전년대비 매출액 -2.5%, 영업이익은 -48.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연중 분기 저점을 기록할 전망인데, 이는 계절적 비수기인 영향도 있지만 저가구매인센티브제와 쌍벌제 등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정책 시행으로 위축됐던 전문의약품 시장이 기대만큼 회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계절적인 수익성 하락 효과와 함께 신약 개발 과제의 국내외 임상 진행에 따른 연구개발비용 증가도 이익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다국적 제약사의 일반의약품(OTC) 품목 도입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유한양행과 대웅제약, 영업환경 악화에도 제네릭 의약품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는 종근당은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매출 둔화에 따른 이익률 하락과 해외 임상 과제의 확대에 따른 연구개발 비용 급증, 시부트라민 제재 퇴출로 슬리머 반품 및 재고손실 비용 반영으로 영업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제약은 계절적인 비수기 영향도 있지만 연구개발 비용 증가와 일반관리비 및 대손상각비용 등 일회성 비용의 반영으로 전년동기 및 전분기대비 영업이익이 하락할 전망이다.
주요 제약사의 주가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약품의 주가하락폭이 컸고, 2010년 하반기 독감 백신의 성수기와 함께 실적 호조를 이어간 녹십자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좁았다.
정부의 의약품에 대한 규제 강화는 국내 의약시장의 전체적인 위축으로 이어졌다. 유비스트의 원외처방매출액 추이에 따르면 2009년 3분기를 정점으로 월별 원외처방매출액 성장률이 하락해 2010년 9월 전년대비 성장률이 -5.8%까지 하락하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10~11월 정책시행 이후부터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시장도 안정을 찾기 시작해 10월 -0.3%, 11월 +3.8%로 소폭 반등세로 돌아섰다.
2011년 실적 전망은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5.4%, 영업이익은 +4.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매출액 +9.4%, 영업이익 +9.4%)과 비교했을때 성장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A(H1N1)의 대유행(pandemic)에 따른 영향에 따른 것이다.
녹십자의 신종플루백신 정부 납품을 제외한 매출 성장 전망치는 2010년에 +7.5%에서 2011년 +9.6%로 실질적인 회복세가 점쳐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정부의 제약업 규제 강화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가 제약사의 외형 성장 둔화로 직결됐는데, 정부 규제 시행에 따른 모든 악재가 반영된 2010년 하반기를 저점으로 올해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영업환경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와함께 2011년은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만료가 예정돼 있어 국내 제약사의 대형 제네릭 의약품 출시에 따른 시장 점유율 확대도 기대된다.
올해 4월 아타칸, 6월 아프로벨, 11월 디오반 등 시장규모가 2000억원에 달하는 ARB계열의 대형 고혈압치료제들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