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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대전협 임산부 마루타 반박↔네티즌 비난 ‘봇물’

“발가벗겨져서 다리 벌리고…아이 때문에 참는다”

‘임산부 마루타’와 ‘전공의 교육 참관’이라는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국회와 네티즌들이 전공의들을 향해 비난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민주당 양승조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을 두고 여야를 떠나 매우 불쾌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시간 인터넷에서는 전공의들의 교육 참관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이어졌다.

이처럼 국회는 물론 인터넷까지 후끈 달군 이번 논란은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임산부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진료실에 수련의 등이 제멋대로 드나든다”는 발언에서부터 시작됐다.

양 의원은 “자신의 신체 일부나 치부를 타인 앞에 드러내야 할 때는 누구나 주저하기 마련이지만 임산부나 환자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진료실이나 진료과정에 레지던트 등 수련의나 제 3자가 제멋대로 드나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는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부적절한 진료행위는 이미 의료법에서 보장되어 있음에도 양 의원이 ‘제멋대로 드나든다’ 며 폄훼했다”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특히 “환자가 느끼는 감정만을 들어 추가적인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섣불리 주장하는 것은 법률만능주의의 발로이며 임상 진료에 대한 무지의 결과로 현재 전공의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이같이 대전협은 반박하고 나섰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오히려 양 의원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는 형국이다. 즉, 전공의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는 것이다. 더구나 네티즌들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례들을 예로 들어가며 전공의들의 교육 참관을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먼저, 네티즌들은 대전협이 환자나 보호자가 느끼는 정신적 충격이나 수치심에 대해 개선책을 찾아나갈 생각은 안하고 ‘교육받을 권리’만 내세운다고 보았다.

한 네티즌은 “수련의 참관 자체가 싫다는 게 아닌데 수련의를 양성해야한다는 필요성만 주장하고 왜 환자들이 느끼는 모멸감은 공감하지 못하느냐”고 대전협을 질타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환자들이 그 동안 불편했음을 생각해보고 최소한 환자의 동의나 정해진 시간, 정해진 인원 등 가이드라인을 정해 시스템을 개선해야겠다고 여기면 될 것을 왜 싫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학병원의 산부인과를 이용했다는 여러 네티즌들은 사전에 말 한마디 없이 갑자기 여러 명이 몰려와 자신을 대상으로 실습하는데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아이디 yjy7****는 “이사람 저사람 아무 때나 들어와 손가락을 집어넣으며 내진을 하는데 당해보지 않고는 못 느낄 굴욕”이라고 참담함을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인 w**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는 가운데 발가벗겨져서 다리를 벌리고 있어야 하는 산모에게 수치심은 없는게 아니라 아이가 소중해 참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격양된 반응들도 쏟아졌다. 아이디 꼬*는 “의사들이 수술동의서는 끝까지 받으면서 뭐가 급해 산모 동의는 못 받느냐 국회의원이나 재벌의 딸과 며느리에게도 그렇게 하느냐”고 분노했고 sads**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성의를 보이는 게 그렇게 자존심 상하는지 합의점 찾을 생각은 안하고 이런 성명서만 발표하면서 산모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느냐”고 분개했다.

이처럼 대전협에 대해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의사 본연의 자세를 당부하는 의견도 있었다.

깨*라는 네티즌은 “의사는 인술을 펼치는 것으로, 환자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헤아려야 의사라 할 수 있는데 대학병원에서 그런 것은 가르치지 않았느냐”며 환자의 마음까지 살필줄 아는 진정한 의사가 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는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내용을 문제 삼는 것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국회 차원에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협 역시 이에 굴하지 않고 또 다시 성명서를 발표하며 양승조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국회와 대전협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만약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국회와 의료계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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