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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부 비판 외면하는 더러운(?) 세상

건국대학교 심장내과 교수 해임 사태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발생시키며 또 한 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로 해임된 교수를 주치의로 뒀던 환자가 건국대병원 건물 옥상에 올라가 자신을 돌보던
갑자기 의사가 사라져버린데 대해 병원에 불만을 표시하며 자살소동을 벌인 것이다. 소동은 다행히 불상사 없이 1시간여 만에 마무리 됐지만 이를 지켜보던 이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유규형, 한성우 교수가 해임된지 보름여의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해임 내막을 둘러싼 소문만 무성해 지고 있다.

두 교수는 최근 법률 대리인을 통해 건국 대학측으로부터 전달받은 해임 사유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은 내부의 문제를 외부에 유출하지 말라는 병원 측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2회에 걸쳐 식약청에 송명근 교수가 수술한 환자의 부작용의 사례를 보고하고 국민신문고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병원 신뢰도를 실추 시킨 것에 징계를 받았다.

이에 심장학회와 고혈압학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CARVA수술에 대한 부작용 논문을 게재한 의료진의 징계절차는 전적으로 학술적인 측면에서만 다루어 져야 하며 사실이 규명되기 전까지 교수진에 대한 징계는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학회는 또한 “이와 같은 학문적인 접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결정을 한 건국대학교는 자성과 함께 하루빨리 이를 취소하고, 해당교수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건국대학교 측은 학계의 이런 발표에도 일말의 반응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대학 측의 행보에 “교수는 임용도 해임도 쉬운 일이 아닌데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을 보면 병원내부의 송명근 교수의 파워가 대단하기는 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단지 병원의 대들보와 같은 교수의 명예에 흠집이 가는 논문을 발표하고 이를 공론화 했다는 이유로 해임이 됐다는 것은 오히려 조직의 화합이 아닌 와해를 불러올 수 있는 일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새어 나오고 있다.

침묵은 때로 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적절치 못한 상황 판단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일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번 사태로 건국대병원은 학문적인 내용에 있어서, 심지어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수술에 있어서의 비판에 옹색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게 됐다. 이 같은 불명예를 벗기 위해서는 묵묵부답의 전략이 아닌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