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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생체 회로의 주기성 조절 원리 규명됐다

포스텍 최윤섭 연구원, 스탠포드대와 공동 연구

생체 회로의 조절 원리가 국내 과학자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에 의해 규명돼 주목된다.

포스텍 시스템생명공학부 박사과정 최윤섭(25세) 연구원은 스탠퍼드 대학과의 공동 연구에서 유전자 혹은 단백질 간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되는 생체 회로의 주기성 조절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생명체에는 수많은 주기적인 현상들이 일어난다.

규칙적인 심장 박동, 세포 분열, 일정한 수면주기를 가지게 하는 생체 시계 등 모두 생명체에 내재하는 유전자나 단백질들의 회로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반복되기 때문.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려면 생체 내 회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필요에 따라 심장 박동 속도나 세포 분열 속도를 정확하게 조절하는 것이 필수적이나 이러한 생체 회로의 주기성 유지 메커니즘은 지금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2000년 미국 프린스턴대의 스태니슬라스 리블러 교수팀은 유전자 발현 조절메커니즘을 인위적으로 설계해 일정한 주기를 가지는 ‘진동유전자회로(Oscillatory genetic circuit)’를 개발, 네이처지에 발표한 바 있다.

유전자 회로(Genetic circuit)는 세 가지 유전자로 구성돼 음성 되먹임 고리(negative feedback loop)를 형성하도록 디자인됐으나 생체 회로의 주기와 진폭은 매우 불규칙적이고 불안정했으며, 그 이유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생체 회로의 설계는 약품 및 수소에너지의 생산과 같이 파급 효과가 큼에도 이러한 불안정성 때문에 제한적으로 응용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윤섭 연구원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스탠퍼드 대학 연구진은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던 이러한 생체 회로의 안정성 유지의 메커니즘에 대해 해답을 제시했다.

‘양성 되먹임 고리와 음성 되먹임 고리에 의한 견고하고, 조절 가능한 생물학적 회로’ 논문에서 최연구원은 생체 회로들의 주기성이 음성 되먹임 고리 뿐만이 아니라, 양성 되먹임 고리(positive feedback loop)의 조화에 의해 일어남을 발견했다.

특히 기존에는 불필요하게 생각했던 양성 되먹임 고리가 실제로는 생체 회로의 조절가능성 및 안정성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수학적 모델링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밝혔다.

이론적으로 음성 되먹임 고리만을 가진 회로도 주기성을 가질 수 있으나, 모든 생명체의 회로는 불필요해 보이는 양성 되먹임 고리를 추가로 가진다.

이 사실에 주목한 연구팀은 두 종류의 회로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음성 되먹임 고리와 양성 되먹임 고리를 가지는 회로가 음성 되먹임 고리만을 가지는 회로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며 조절 가능한 특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의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와는 달리, 실험 없이 수학적 모델링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생명 현상의 숨겨진 의미를 파악해낸 것으로 학제간 융합연구의 중요성 및 미래 생명과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연구원은 “이번 연구 성과는 생명체 조절의 근본 원리를 새로운 관점에서 발견해 제시한 것으로 조절 이상에서 생기는 암, 당뇨와 같은 난치성 질환들의 원인 연구에 응용 가능하며, 생체 회로 재설계에 활용해 생물체를 이용한 의약품이나 수소에너지의 안정적 고효율 생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 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지 인터넷판 7월4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