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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처방 기준, 단순 통계 아닌 전문가 판단이 중요”

의료와사회포럼 안용항 정책위원 “잘못된 약문화 개선이 우선돼야”

과잉처방 기준은 단순한 통계가 아닌 전문가의 세밀한 판정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의료와사회포럼 안용항 정책위원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사의 과잉처방에 대한 평가결에 대해 “정부가 의료계를 비난하는 것은 국민들의 눈을 속이는 것이며, 또한 정부 스스로 문제 판단 능력의 부족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안 위원은 과잉처방 논란에 대해 “약을 너무 권하는 의사도 있지만 약을 너무 요구하는 환자들도 있다”며 우리나라 약에 대한 문화를 소개했다.

안 위원은 “우리나라는 1800년도 말 처음 서양의료가 도입되는 과정에서부터 의사가 약을 조금 주면 환자들이 의사를 비난했다”며 약을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현상을 소개하고 “이와 같은 약을 좋은 것으로만 인식하는 서구와 다른 문화적 차이가 서구의 약국과 달리 약국에서 일반인들에게 직접 약을 직접 팔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문화에 대해 도덕적 비난을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고 만약 도덕적 비난을 한다면 다른 문화와 비교하거나 객관적 근거를 기준으로 해야 하며 그 비난의 대상은 그 문화 속에 있는 모든 인간들일 것”이라며 무조건적인 비난을 경고했다.

안 위원은 “의학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의사들이 동일한 의학을 배웠다고 하더라도 동일한 치료 방식이 나오는 것은 아니며 이는 동일한 병명을 가진 환자라도 환자의 나이나 병의 깊이 정도, 다른 질병과의 연결정도 그리고 환자의 질병치료에 대한 욕구나 요구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결과적으로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 그리고 문화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정치료의 기준은 매우 모호할 수 밖에 없으며 적정치료를 위한 의학적 기준은 특정 질병에 대한 ‘권고수준의 기준’일뿐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기준이 될 수 없다”며 “그러므로 보건복지부나 심평원, 공단은 적정 치료의 기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 위원은 “복지부, 심평원 등의 적정 치료 판단은 환자의 다양성을 무시한 오직 통계자료에 의한 상대적 평가로 이 같은 통계적 평가는 자칫 인간에 대한 모독이 될 수 있다”며 그 폐단을 지적하면서 “복지부 등의 평균적 기준에 의한 일방적인 비난은 모든 환자들에게 동시에 피해를 줄 수 있으며 환자들은 일방적 기준에 무조건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의 통계적 방법에 의한 과잉진료 판단은 우리의 문화에 대한 비난”이라고 전제하고 “의사들을 향한 일방적 비난은 문화를 극복하려는 타당한 방법이 아니며 정부는 잘못된 약 문화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바른 습관과 지식 보급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안 위원은 “정부가 문화적 현상에 눈을 감고 오직 의료계를 향해서 비난만 한다면 이는 국민들의 눈을 속이는 것이며 정부 스스로 문제 판단능력의 부족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의료계를 희생양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문화를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의 발전을 위한 정부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