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흡연은 의학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주요 건강 위해 요인 중 하나이며, 영상의학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추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흡연으로 유발되는 폐암, 후두암, 폐기종,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혈관 및 말초혈관 질환 등은 영상검사를 통해 주로 진단되며, 이러한 질환의 조기 발견부터 치료 경과의 모니터링까지 영상의학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이들 질환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민 전체가 부담하는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로 직결된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4년 KT&G를 포함한 3개 담배회사를 상대로 약 533억원의 진료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이는 담배로 인한 건강 피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는 정당한 시도다.
그러나 2020년 1심 법원은 흡연과 질병 간의 역학적 인과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담배회사의 법적 책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우리 학회는 깊은 우려를 표하며,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에서는 국민 건강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정의로운 판결이 내려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영상의학은 흡연으로 유발된 폐와 심혈관 구조의 이상을 고해상도 CT, MRI, 혈관조영술 등을 통해 시각화함으로써, 관련 질환의 유무와 진행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게 한다. 특히 흡연력과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폐암과 폐기종은 영상검사에서 전형적인 병변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흡연으로 인한 질환 발생은 영상의학을 통해 시각적으로 입증되고 있으며, 영상의학은 양자 간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과학적 근거다.
이제는 흡연으로 인한 질환의 심각성과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을 의료 현장뿐 아니라 법적·정책적으로도 분명히 인식하고,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할 시점이다. 우리 학회는 영상의학적 사실에 기반해 담배 유해성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지지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이 국민 건강권 보호를 위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대한영상의학회는 흡연 관련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 향상을 위해 영상의학적 연구와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담배 규제 정책에 적극 협력할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은 공공의 건강권 수호와 사회적 형평성 실현을 위한 정당한 대응이며, 우리 학회는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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