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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금식여부 확인 위해 영상검사 시행하는 것은 부적절

최근 응급내시경 시술 후 발생한 환자 사망 사건의 법원 판결에서, 내시경 시술 전 금식 여부를 구두로만 확인하고 X선 검사나 CT로 금식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 의사의 과실로 인정됐다. 

내시경 외에도 수 많은 시술, 수술이 금식 후 시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와 같은 판결은 법적 책임 회피를 위한 불필요한 영상검사의 남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영상의학회는 금식여부를 영상검사로 확인해야 했었다는 이번 판결이 의료 현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깊이 우려하며 이에 대한 재고를 강력히 촉구한다.

응급 상황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신속하게 평가하고 필요한 치료를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특히 내시경을 통해 직접 급식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사례의 경우 금식이 되지 않음이 확인된 직후 바로 시술을 종료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시경 시술 전 금식을 확인하기 위한 영상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과실로 인정한 이번 판결은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에 따른 처치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어떤 진료지침에서도 X선 검사나 CT가 금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필수 검사로 권고된 바 없으며 이를 의료과실 판단의 근거로 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더군다나 X선 검사로서는 금식 여부를 확실히 평가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금식은 전신마취나 진정을 시행하는 대부분의 시술, 수술에서 필요하며, 조영증강 CT나 복부초음파검사 등 영상검사에서도 흔히 검사 전 조치로 시행된다. 일반적으로 의료진은 시술, 수술, 검사 전에 금식이 필요함을 환자에게 교육시키고, 금식 여부를 구두로 확인한 뒤 의료행위를 시행하게 된다.

만약 의료진이 법적 책임을 우려해 금식이 필요한 모든 행위 전에 의학적인 근거도 없는 X선 검사나 CT를 시행한다면 응급환자에 대한 대부분의 시술이나 처치, 수술이 지연될 것이며 불필요한 영상검사 남용으로 환자들은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의료 재정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군다나 방사선을 사용하는 X선 검사나 CT의 남용은 우리 국민들의 방사선 노출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한영상의학회와 대한영상의학과의사회는 잘못된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이번 판결이 의료 현장에 미칠 불필요한 영상검사 남용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깊이 우려하며, 법원이 상급심에서는 의료진이 환자의 치료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정확한 의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판단을 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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