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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당뇨환자, 간암 위험 86%↑”…생활습관 개선∙검진 필수

대한간암학회, 제9회 간암의 날 기념식 개최


간암 예방을 위해 생활습관 개선과 정기 검진이 필수적이라는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대한간암학회가 2월 2일 간암의 날을 기념해 지난 3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제9회 간암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기념식의 2부 순서인 주제발표 코너에서는 대한간암학회 기획위원을 맡고 있는 보라매병원 내과 이동현 교수가 생활습관병(성인병)과 간암에 대해서 소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국내 간암 발생자는 2011년 1만 6423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0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요 암의 조사망률을 살펴보면 간암은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사망률(전체 암 사망자의 12.2%)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OECD 기준으로 경제활동 연령층(15세~64세)에서는 간암이 암 사망 원인의 15.4%를 차지하며 폐암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 교수는 “간암이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부담은 상당히 크다”며, 이를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인 ‘장애보정손실연수(DALY)’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2015년 기준, 간암으로 인한 DALY는 폐암, 위암, 대장암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아 여전히 주요한 건강 문제로 자리 잡고 있음을 강조했다.

생활습관병은 과거 성인병으로 불렸던 질환들로, 주로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질환을 뜻한다. 특히 대사증후군(고혈당, 복부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과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FLD) 등이 포함된다.

이 교수는 “생활습관병의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대사증후군이 간암 발생 위험을 81%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2007년 21.6%였던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2021년에는 24%까지 증가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가속화됐다”면서 생활습관병의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은 최근 환자 수가 급증하며, 2010년 73만명에서 2023년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 교수는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은 지방간에서 시작해 간경변 없이도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매년 최소 2.5%에서 최대 13%의 환자가 간암으로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생활습관병과 간암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간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간암 발생 위험이 23% 증가했고, 당뇨병 환자는 간암 발생 위험이 8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생활습관병이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이며, 최근 10년간 간암 환자에서 이러한 질환들의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당뇨와 고혈압이 간암의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이므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생활습관병과 관련된 간암의 임상적 특징도 다뤄졌다. 기존 B형·C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과 달리,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이 원인이 되는 간암 환자는 상대적으로 고령에서 발생하며, 남성보다 여성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B형·C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 환자는 대부분 간경변을 동반하는 반면, 대사이상지방간질환 환자는 간경변 없이도 간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교수는 “이로 인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며, “B형·C형 간염 환자는 정기적인 감시 프로그램을 받지만, 대사이상지방간질환 환자는 별도의 감시 체계가 없어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생활습관병 관련 간암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이 교수는 “체중을 조절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며,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특히 “비만과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것이 간암 위험을 낮추는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당뇨와 고혈압이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만큼, 철저한 혈당 및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생활습관병 관련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다.

이 교수는 “B형·C형 간염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간암 감시 프로그램을 받고 있지만, 대사이상지방간질환 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사이상지방간질환 환자들도 정기적인 간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간암의 예방과 감시는 개인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의 건강 정책과 의료 시스템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간암 발생을 줄이고, 보다 효과적인 예방 및 감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한간암학회 김경식 회장은 “간암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높은 발병률과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는 b형, c형 간염뿐만 아니라 비알코올성 지방관 질환, 비만, 당뇨병, 과도한 음주와 같은 생활습관병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간암 예방과 치료 발전을 위해 힘쓰는 여러 학회 및 기관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있어서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간암 예방과 치료 연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지속될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와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