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대표 이병화)은 Cas9을 단백질 형태로 세포에 도입하는 방법에 대한 첫 번째 유럽 특허를 등록(등록번호 : EP4357457B1)했다고 밝혔다.
CRISPR-Cas9 시스템은 Cas9 단백질과 가이드 RNA가 결합된 복합체로서 목표 유전자를 인식해 특정 유전자 부위를 절단한다. 다우드너(Jennifer Doudna) 교수와 샤팡티어(Emmanuelle Charpentier) 교수가 CRISPR-Cas9 작동원리를 밝힘으로써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2012년 논문 이후, 2013년 당시까지도 모든 CRISPR-Cas9 시스템 응용 논문은 예외 없이 DNA vector 또는 mRNA 형태로 Cas9을 세포에 도입했다.
반면, 2013년 8월 김진수 교수팀은 Cas9을 단백질 형태 그대로 세포 내로 전달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보고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러한 단백질-핵산 복합체(ribonucleoprotein, RNP) 전달 방식은 DNA, mRNA 사용에 따르는 세포 독성을 회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외래 DNA가 유전자에 삽입될 위험이 없고, 낮은 오프타겟 효과로 뛰어난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어 치료제 개발은 물론이고 동식물 유전자 교정에 널리 쓰이고 있다.
이번 유럽 특허는 CRISPR-Cas9 시스템을 세포 내로 전달함에 있어서 가이드 RNA를 Cas9 단백질 대비 과량(분자 개수 기준)으로 사용함으로써 세포 내 유전자 교정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발명에 대한 것이다. 10여년 전 김진수 교수팀에 의해 밝혀진 이 방법은 지금에 와서는 거의 모든 RNP 전달 방식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럽은 바이오 및 의약품 분야에서 미국에 버금가는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 9월 다우드너 교수 측은 유럽 원천특허 2건을 포기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 배경에는 다우드너 교수의 2012년 5월 출원 명세서에 CRISPR-Cas9 시스템의 진핵세포에 적용하는 발명이 기재돼 있지 않다고 결론내린 유럽특허청 항소심판소의 예비심결을 무력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툴젠측은 밝혔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 예비심결은 유럽특허청이 미국특허청과 마찬가지로, 툴젠이 세계 최초로 2012년 10월 CRISPR-Cas9 진핵세포 실험데이터가 포함된 출원을 했음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유럽에서 툴젠이 CRISPR-Cas9 진핵세포 응용에 대한 원천특허권자로 결론지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으며, 이 같은 툴젠에 유리한 유럽 특허 지형 변화에 더해, 이번 유럽특허 등록을 통해 툴젠은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툴젠 이병화 대표이사는 “이번 유럽특허 등록을 바탕으로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CRISPR-Cas9 기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과 라이선스 아웃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며, “툴젠은 이미 다수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특허 등록을 통해 더 많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