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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불필요한 의료 이용 낮추려면 ‘의료 이용 통제시스템’ 필요” ②

‘대한민국 의료이용의 문제점과 해법’ 미디어포럼 개최

대한민국 의료가 지속 가능하려면 의료 이용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대한민국 의료이용의 문제점과 해법’ 미디어포럼이 5월 23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박종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학 교수는 통제되지 않는 의료 이용의 상승으로 인해 2030년을 넘기 전에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재정은 소멸되고 말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한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건강보험료 없이 공급자(병원)와 이용자(환자)가 서로 자기 돈으로 주고받으면 사람들이 의료 이용에 대해 고민하게 돼 의료 이용을 통제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는 저보험료-저수가-저급여 정책을 유지하는 바람에 환자들이 의료 이용 가격에 대한 체감도가 떨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에서 우리나라와 다르게 본인부담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보다 의료 이용도가 낮은 이유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 공급자와 이용자 사이에 관리자가 의료 이용 수요도 보다는 의료의 필요도를 조사해서 철저하게 의료 공급과 사용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 생태계를 엉망으로 만든 원인에 안타깝게도 실험을 실손보험도 의도치 않게 한몫을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과잉 진료와 과잉 의료 소비의 원인이 됐던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증 질환에 걸리게 되면 여전히 보장성이 약화됐던 것을 커버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실손보험 제도에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실손보험과 관련해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게 나만 멍청하게 안 빼먹으면 안 된다라는 생각이 너무 만연돼 있다”면서 “의료 공급자인 의사들과 결탁해 이용자와 공급자 간에 과잉 진료를 난발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놨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지방에 의료 역량이 떨어지고 의사가 없는 것은 지방에 환자가 없어서 발생한 결과물이지 원인이 아니며, 2000년도 이후에 건강보험이 하나로 통합되면서부터 전국의 환자를 대학병원들이 집어삼키면서 지역의료의 개념이 붕괴돼 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근거 없는 지방의료에 대한 불신도 언급하며, 최근 공공의대 등을 지방에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지방에 100년된 명문 의대도 못 믿겠다면서 서울로 올라오는 상황 속에서 지방에 의대를 만들면 환자들이 신설된 의대로 갈지는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특히 “왠지 우리 지역에 의대 하나 있었으면 하는 막연한 기대로 추진하는 것은 우리 동네에도 공항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전국에 유령 공항을 만들어 놓는 것과 똑같다”면서 “이를 관철시키려고 노력하는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이 우리나라의 의료를 다 망쳤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건강보험은 사회보험으로서 볼 때 포괄성과 보편적 적용이 되고 최소 수준의 원칙을 적용했어야 하는데, 포퓰리즘으로 인해 재정적인 공평성의 원칙은 붕괴됐고, 전략적인 의료 체계의 효율성 장치는 여전히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시대 정신이 담긴 건강한 의료의 청사진이 아예 없는 것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