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이삼봉홀에서는 23일 한국과 프랑스의 비즈니스 리더들이 참여한 가운데 ‘미래를 이끄는 이공계 여성을 위한 토론회 (Leading the Future: Women Leading in Science & Technology (STEM))’가 열려, 남녀 양성평등이 국내에서 이공계 분야 여성을 위해 더욱 필요하다는 점이 대두됐다.
패널로 참석한 글로벌 중견 바이오제약 회사 입센코리아의 오드리 슈바이처(Audrey Schweitzer) 대표는 특히 이공계 분야의 리더십 포지션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슈바이처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보다 포용적이고 균형적인 기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임원과 팀장 등 리더십 포지션에 여성을 적극적으로 늘릴 것을 제안했다. 슈바이처 대표는 임원의 50% 이상이 여성인 입센코리아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 지사에서의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iversity, Equity & Inclusion)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프랑스 입센 본사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토론에서 슈바이처 대표는 여성의 리더십을 지원하는 중요한 전략으로서 남성과의 ‘동맹(allyship)’ 개념을 소개하기도 했다. 즉, 조직 내에서의 무의식적인 성차별을 판별하고, 격차를 해소하는데 반드시 남성들과 함께해야 포용적인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이사직의 40% 이상에 반드시 여성이 참여하도록 정착돼 있는데, 의사 결정 기관이 특정 성별에 의해 지배돼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남녀 균형은 건강한 기업 지배 구조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토론에서는 가족과 육아와 관련된 전통적인 성 역할로 인해 이공계 분야의 재능 있는 여성들이 자주 직면하는 커리어 장벽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슈바이처 대표는 여성들이 본인의 어려움을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회사의 지원을 구할 수 있는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기업의 책무라며, 회사 정책 측면에서는 원격 근무, 남녀 모두를 위한 공평한 육아 휴가, 급여 형평성과 같은 정책들이 일터에서의 성 다양성을 촉진하는 효과적인 정책들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입센은 제너레이션 입센(Generation Ipsen)으로 명명된 이니셔티브에 따라 환경, 환자 케어, 직원 복지 및 거버넌스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 걸쳐 세대를 넘어 지속 가능한 기업 문화를 조성에 힘쓰고 있는데, 이 가운데 대표적인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리더십 포지션에서 남녀의 균형을 유지 남성과 여성이 의사 결정 과정에 동등하게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 지사인 입센코리아 또한 이러한 원칙에 입각해 제약업계를 포함한 STEM 분야 내 성 다양성 함양을 위해 노력 중이다.
20여 년간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근무한 오드리 슈바이처 대표는 프랑스 니스 폴리텍 소피아 대학(Polytech'Nice-Sophia)에서 약리학을 전공한 뒤, 에섹 비즈니스 스쿨(ESSEC Business School)에서 마케팅을 공부했다. 지난 2021년부터 한국에서 입센코리아 대표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