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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한미 송영숙 회장, 故 임성기 회장 후계자로 장녀 임주현 공식 지목

“철 없는 아들들, 결국 ‘프리미엄’ 붙여 지분 매각 선택할 것”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은 한미그룹의 ‘미래’가 결정될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성기 회장의 유산인 한미그룹을 걷잡을 수 없는 혼돈으로 몰아간 두 아들에 대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심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송 회장은 “해외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두 아들의 선택은 해외 자본에 아버지가 남겨준 소중한 지분을 일정 기간이 보장된 경영권과 맞바꾸는 것이 될 것”이라며 “두 아들의 말 못할 사정은 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고도 했다. 

송 회장은 “두 아들의 선택(해외 펀드에 지분 매각)에는 아마 일부 대주주 지분도 약속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1조원 운운하는 투자처의 출처를 당장 밝히고, 아버지의 뜻인 ‘한미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는 길’을 찾으라”고 말했다. 

이어 송 회장은 “‘송영숙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임성기의 이름으로, 나는 오늘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의 뜻을 이을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선언했다. 

다음은 송영숙 회장이 한미그룹에 전한 ‘소회와 결단’ 전문이다.  


2020년 8월 남편 임성기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50년 전 남편과 함께 다짐했던 ‘제약강국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나는 오랜 시간 깊이 고민해 왔다. 

그가 떠난 뒤 남겨진 막대한 상속세 재원 마련은 우리 가족의 숨통을 죄어 왔지만, 가족 누구도 아버지의 유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말은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가족 중 아들 둘의 입장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나와 장녀 임주현은 선대 회장의 뜻을 지켜내야만 한다고 생각했지만, 두 아들은 그룹의 ‘승계’ 또는 자기 사업 발전을 위한 ‘프리미엄을 얹은 지분 매각’에 관심을 더 기울였다. 불안했지만 그래도 나는 아들 둘을 믿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오늘날 벌어진 낯 뜨거운 가족간의 분쟁이다. 

지금에 와서 부질없는 이야기이지만, 지난 3년간 나는 아들 둘에게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조언과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매번 그들로부터 거절당했다. 그들에게는 ‘한미를 지키는 일’ 보다, ‘프리미엄을 받고 자기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아들의 심성과 성격, 그리고 둘의 자금 사정은 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 

나 역시 '대주주 프리미엄을 받고 비싸게 해외자본에 매각하는 것'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제약 발전에 버팀목이 되는 한미를 만들자던, 50년 전 남편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이 모든 나의 다짐과 임성기와의 약속도 물거품이 돼 버릴 순간에 직면했다. 

내가 신동국 회장에게 내심 기대했던 것은, 그가 아들 둘을 설득해 분쟁 상황을 종결시키고, 모두 함께 한미그룹 발전을 논의해가는 토대를 만들어 주십사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기대를 접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아들 둘이 신 회장에게 어떤 제안을 했는지 잘 모른다. 신 회장의 결정을 남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다. 

장남과 차남은 OCI와의 통합을 저지한 후, 일정 기간 경영권을 보장해 준다는 해외 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해외 자본의 속성상 그들은 한미의 철학보다는 자신들의 수익에 혈안이 돼 한미그룹 가족(임직원)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일부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며, 1%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신약개발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 지금도 아들 둘은 나의 이러한 질문과 우려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두 아들이 공개적으로 어미인 나를 모욕해도, 부모의 마음으로 아들 둘을 믿으며 참고 또 참아 왔다. 그러나 이제 결단할 때가 왔다. 

나는 임성기의 이름으로, 한미그룹 회장이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서, 장녀 임주현을 한미의 확고한 승계자로 세우고자 한다. 이번 사태를 돌아보며, 임성기의 꿈을 지켜낼 수 있는 자녀는 오직 임주현 뿐이라고 확신하게 됐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송영숙에게 모든 걸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임성기의 이름으로, 나는 오늘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를 이어갈 승계자로 지목한다. 

한미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주주총회를 앞두고, 나의 이 결정이 임성기의 뜻을 지켜내는 버팀목이 되길 희망한다. 시간의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한미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제약기업으로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한미그룹을 지키고자 하는 많은 주주들께 나의 이 입장과 결정을 지지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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