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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국내 2차병원 역할 모호, 지역완결 필수의료체계 허리 돼야”

상급종합병원에 밀리는 100~200병상 병원-종합병원의 역할 및 지원 방안 논의
대한중소병원협회, ‘지역완결형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위한 정책포럼’ 주최

국내 의료전달체계의 과도한 경쟁 속 2차병원의 역할에 대한 심도깊은 토의가 이뤄졌다. 정부와의 협력 연구와 재원 마련 필요성도 강조됐다.

대한중소병원협회 주최로 ‘지역완결형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 KHF 2023가 진행중인 9월 14일, 코엑스 307호에서 열렸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병상 수에 따른 1~3차 병원 구분은 존재하지만, 환자의 경증~중증에 따라 의료전달체계를 통제하는 방법이 거의 없어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다수 몰리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는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유석 교수가 ‘지역완결 필수의료체계 허리, 중소병원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진행하고, 의료계, 언론, 정부 등 패널들이 관련된 의견을 제시했다. 

김유석 교수는 2차 병원의 역할이 모호함을 지적하며, “질환별로 구분해 1차 의료기관에서는 일반의가 진료하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1차의료 기관에서도 전문의가 진료를 제공해 차별화가 안되고 있다. 지금은 1단계(의원, 병원)에서 2단계(상급종합병원)으로 의뢰 체계가 작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전달체계를 통한 의료 수요에 대한 게이트키핑(관리 및 차단) 기전이 없다”며, “중진료권 단위에서 양질의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지역병원의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1차로 의원, 2차로 지역병원, 3차로 권역병원이 역할을 수행하게 하고 늘어나는 의료 수요에 대한 적절한 게이트키핑 기전이 필요하며, 중소병원의 기능을 세분화해 지역책임병원, 전문특성화병원, 일반중소병원으로 운영하는 것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지역병원 활성화를 위해 지역책임의료기관 지정 및 지원을 확대하되, 경증질환 및 만성질환 심층관리를 하는 일반중소병원의 역할 확립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재원이다. 김 교수는 “작년 우리나라 경상 의료비가 OECD 평균을 추월했고, 이미 많은 부분들에 대해 OECD 평균 이상으로 의료비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래 의료체계 확립을 위해 경증 질환에 대한 보장성을 줄이고 적정 질환 치료에 대한 협력 연구를 정부와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패널토의에서는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다양한 방법과 의견들이 제시됐다.

대한중소병원협회 박진식 지역병원 살리기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좋은 의료 시스템이 있지만, 고령화로 인한 복합 만성질환의 증가가 급격한 의료비의 증가를 불러와 현재의 의료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무한경쟁 중인 종별 의료기관 상황을 타파하지 않으면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식 위원장은 “강남 4구에서도 4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종합병원이 1곳 뿐으로, 무한 경쟁구도에서 중간부터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종별 의료기관 협력이 가능한 제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제도가 없다. 회송의뢰 제도가 협력을 유도하지는 않는다. 의뢰받은 환자를 더 중요한 환자로 인식해주는 시스템적인 변화, 인식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이상훈 부회장은 “현재까지 복지부에서 발표하는 수가 개발과 정책들이 상급종합병원에 집중된 것 같아 안타까움이 있다. 일례로 야간 휴일 응급 고난이도 고위험 수술에 대한 가산 수가 적용 이야기가 있지만, 대상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제한된다. 중소병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은 “최근 정부의 필수의료 관련 대책을 준비하면서 필수의료의 위기가 결국 병원의 위기라고 생각을 했다. 현재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져 있어 어떤 수가나 재정 지원 정책이든 큰 병원 위주로 가게 되는 상황으로, 지역 협력적 의료전달체계를 만드는 것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강준 과장은 “지난 2019년 9월 지역의료 강화 대책 중 지역 우수병원을 지정해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2~3년간 코로나를 겪으며 유명무실해진 부분이 있다. 앞으로 지역 필수의료의 거점 병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민간병원 육성 모델을 개발 및 지원하고, 의료회송체계의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등에 내용을 담아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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