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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유니콘 기업’ 없는 국내 AI 신약 개발, 매순간이 도전이다

디지털화, 양자역학 활용, 전사체 분석 등 다양한 기술 소개… ‘기술≠성공’ AI 신약 회사에서 느끼는 현실적인 어려움
베스티안재단 제15회 바이오 혁신 세미나, ‘인공지능’ 주제로 개최

인공지능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자의 기술과 사업 현황을 공유했다.

베스티안재단이 2월 15일 오후 2시 충북바이오혁신센터의 지원으로 제15회 바이오 혁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인공지능’을 주제로, 인공지능 관련 바이오 기업들의 사업 추진 내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기존 바이오 기업과 네트워킹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개최됐다.

세미나에서는 히츠, 팜캐드, 카이팜, 스탠다임, 메디리타, 닥터노아바이오텍, 넷타겟의 7개 회사가 주제 발표를 맡고, 에이조스바이오, 칼리시, 파로스아이바이오, 온코크로스, 피디젠, 오토믹스 AI 등 다양한 회사가 참관했다.


히츠는 신약개발 연구자를 위한 AI 협업 플랫폼, ‘하이퍼랩’을 소개했다. 하이퍼랩은 현재 서비스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신약개발 전 과정의 AI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함께, AI 예측모델을 통한 단백질과 화합물 간의 도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핵심 기술인 ‘하이퍼 바인딩’에 대해 임재창 박사는 “약물과 단백질을 입력하면 어울리는지 예측해주는 모델로, 실험값과 예측값이 기존 도킹 대비 2배 이상 정확하다. 물리법칙을 학습해 새롭게 발견한 물질에 대해서도 계산이 가능하며 정교한 대용량 데이터 전처리와 수백만 개 이상의 합성 데이터를 학습했다”고 소개했다.


다음으로 주식회사 팜캐드의 황진하 전무는 “팜캐드는 물리학,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하는 AI 신약 개발 회사”라며, “4년이라는 짧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좋은 연구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와 미국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팜캐드는 Pharmulator, PharmVAC, PharmTAC, PharmKineTox 등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PharmVAC을 이용한 mRNA백신이 글로벌임상 2상을 진행중이며, 다수의 항암제 등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3년 동안 10만 개의 데이터를 확보한 AI를 통해 양자역학을 작업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 발표를 맡은 ㈜카이팜의 김완규 대표는 효과적인 신약 발견을 위한 데이터 접근 측면에서 약물 전사체 분석 방법을 소개했다. 김완규 대표는 “약물 효과는 비정형적인 측면이 있다. 수천 종에 달하는 약물-전사체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으면 특정한 약물 기전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사체 분석을 하면 타겟 기반 연구보다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지만 최적화하는 과정의 방향성을 찾기 힘들다. 그 과정에서 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약물의 기전 해석을 통한 신약 개발 지원이 우리 회사의 유틸리티이자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으로 발표를 한 스탠다임의 글로벌전략본부장 및 합성연구소장 김한조 이사는 신약 개발 회사에서 느끼는 대표적인 어려움들을 털어놓았다. 스탠다임은 스탠다드 패러다임이라는 뜻으로, 국내 AI 신약 회사 중 시리즈 C까지 유치하는 등 선두주자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한조 이사는 “저는 제약회사에서 인공지능 신약 개발 TF를 하다가, 한 컨퍼런스에 가서 AI 신약 분야에 기존에 하던 것과 굉장히 다른 측면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스탠다임에 합류하게 됐다”며, “AI 신약 회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이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할 수도 있고, 신약 개발에 집중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거대 제약사와 거래를 하는 입장에서는 당장의 결과를 요구하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의견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고, 사업이 성립하기 어렵다”며 “저희도 테크놀로지 프로바이더(서비스)와 파마(신약 개발) 중 어느쪽도 명확하게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한조 이사는 “기술의 성공이 회사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 기술을 사서 활용할 클라이언트가 얼마나 있는가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고, 내가 진출하려는 시장이 수요와 공급이 맞는 시장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개발은 비유하자면 끊임없이 지뢰가 나오는 것 같다. 문제는 그 지뢰가 늘 처음 보는 지뢰라는 것이다. 단계가 진행될수록 성공 확률이 또 줄어들고, 정말 그 약이 필요한 순간에 내가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거래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김한조 이사는 “최근 만난 거대 제약사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임상 프로그램에만 관심이 있었다. 지금은 투자가 얼어붙어 AI 신약 회사들에게 어려운 시기다. 모든 회사가 마케팅팀, 임상팀을 갖출 수 없으니 센터나 제약협회에서 니즈를 전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처럼 이런 기술적이나 사업적인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자리도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한조 이사는 “한국 제약사의 수준이 높고,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AI 신약 분야에서 성공한 소위 ‘유니콘 기업’이 나와야 새로운 재능들이 유입되고 시장이 살아난다. 구글의 아이소모픽 랩스 설립이 긍정적인 신호라고 본다. 저희 회사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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