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간암에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과 아바스틴(베바시주맙) 병용요법 치료 중 발생할 수 있는 위·식도 정맥류 출혈 위험인자가 규명됐다.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은 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전홍재·김찬·천재경 교수팀과 소화기내과 하연정·김지현 교수팀이 이 같은 위험인자를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간암은 전 세계적으로 6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지만 다른 고형암에 비해 치료 발전이 느린 편이다. 특히 전이성 간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지난 10년간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지난 3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국립종합암센터네트워크(NCCN)가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티쎈트릭과 아바스틴’의 병용요법을 권고하면서 절제 불가능한 간암의 치료 방향이 크게 바뀌었다. 그러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티쎈트릭과 아바스틴의 병용요법 치료의 정맥류 출혈 발생 위험성과 치료 전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규명하는 연구는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분당차병원 암센터 전홍재·하연정 교수팀이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면역항암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 194명을 분석한 결과, 4.1%의 환자들에서 위·식도 정맥류 출혈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간암의 주 간문맥 (main portal vein) 침범이 있는 환자의 경우 위·식도 정맥류 출혈의 위험이 6배 이상 상승했으며, 티쎈트릭과 아바스틴의 병용 치료 중 위·식도 정맥류 출혈이 발생한 모든 환자에서 고위험 정맥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위험 정맥류가 있는 환자의 경우 예방적 내시경 정맥류 결찰술(Endoscopic variceal ligation)을 받으면 정맥류 출혈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전홍재 교수는 “티쎈트릭 아바스틴 병용요법은 기존 글로벌 임상연구인IMbrave150에서 위·식도 정맥류 출혈 발생이 2.7%로 확인돼 안전성을 입증했지만, 선별된 환자들만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여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더 높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로 진료 현장에서 간암 환자들이 보다 안심하고 병용 요법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하연정 교수는 “현재 치료 지침에는 티쎈트릭 아바스틴 병용치료 전 모든 환자들이 내시경 검사를 통해 출혈 위험성을 확인하고, 내시경적 예방 조치를 받은 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적 지표를 통해 내시경 검사를 우선적,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티쎈트릭 아바스틴 병용치료 환자를 선별하고, 출혈 위험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중요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 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내용은 소화기내과 의학저널인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IF 13.576)’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