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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식물에도 ‘눈동자’ 있다…제2녹색혁명 청신호

빛정보 최적화하는 새로운 식물유전자 기능 규명

식물 생명현상 이해의 단초가 되는 빛 신호조절 과정의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남홍길·유종상 연구팀은 과학기술부와 농촌진흥청이 지원하는 21세기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의 지원으로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와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식물의 빛 수용단백질인 피토크롬(Phytochrome)에 의해 인지된 빛의 정보를 최적화하는 기능을 가진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하고, 이의 원리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남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를 생물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셀(Cell) 최신호(11일자)에 발표했다.
 
남 교수팀은 2001년부터 애기장대(Arabidopsis)라는 식물에서 발현되는 전체 단백질 중에서 피토크롬과 물리적으로 직접 결합하는 단백질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남 교수팀은 피토크롬에 의해 인지된 빛의 정보를 정교하게 조절하여 최적화 하는 등의 핵심기능을 가진 유전자를 발견하는데 성공하고, 이를 'PAPP5'로 이름 붙였다.
 
특히 연구팀은 식물체내 피토크롬의 활성도 조절 작용인 인산화(燐酸化) 반응에 PAPP5가 관련돼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계속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PAPP5는 피토크롬의 인산화 상태를 다양하게 조절, 빛 신호의 정도에 따라 피토크롬 단백질의 수명과 이로부터 빛 신호를 전달받는 중간 매개자들에 대한 결합력을 제어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 개가를 올렸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사람 눈의 홍채나 카메라 렌즈의 조리개처럼 식물에서도 흡수된 빛의 양을 필요에 맞게 적절히 조절하는 고도로 정교한 생화학적 조절 메커니즘이 존재함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양도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장(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은 “이번에 새롭게 발견한 식물의 빛 인식에 관한 조절 메커니즘은 농작물에서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직접 활용이 가능해, 일조량이 적은 지역에서도 고품질의 높은 수확을 기대할 수 있어 제2 녹색혁명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1952년 미국 생물학자 H.A. 보스윅과 S.B. 헨드릭스에 의해 동물의 눈과 같이 식물에서도 빛을 흡수하여 생리학적 기능을 조절하는 색소단백질인 피토크롬이 존재한다는 것이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이 빛의 양이나 밝기를 적절히 조절해 세포가 최적의 상태로 활용하도록 만드는 작용원리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분자생물학계의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었다.
 
문정태 기자 (hopem@medifonews.com)
200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