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공히 암 관련 최대 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현지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2018년도 연례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해당 학회에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이슈인 면역항암 치료 분야부터 표적항암제, 그리고 이들의 병용요법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는 물론이고 암의 진단부터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에 관한 연구결과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 이에 메디포뉴스는 ASCO 2018에서 전문가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중요한 연구결과들을 약물별로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 그 첫 번째 약물은 항 PD-1 면역항암제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다. [편집자주]
ASCO 2018에서 좌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치료제는 역시 MSD의 ‘키트루다’다. MSD는 이번 학회 기간 중 ‘키트루다’ 관련 1상~3상까지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20여 편 이상 발표했다.
그중 메디포뉴스는 3상 임상과 주요한 임상연구들을 중심으로 시간순으로 정리해 보았다.
sNSCLC 환자에서 1차 치료에 ‘키트루다 + 화학요법’ 병용
우선 3일 구연 발표를 통해 소개된 3상 임상 KEYNOTE-407 연구는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1차 치료에 화학요법과 병용하여 전체생존기간(OS)을 개선한 결과다.
PD-L1 발현률과 상관없이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와 ‘파크리탁셀-카보플라틴’ 혹은 ‘nab-파크리탁셀’ 화학요법 병용이 화학요법 단독 대비 전체생존기간을 유의하게 향상시켰으며 사망 위험은 36% 감소시켰다. 또한 무진행생존기간(PFS) 역시 개선시켰으며, 질병의 진행과 사망 위험을 44%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55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해당 연구 결과, 키트루다 병용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15.9개월 화학요법군은 11.3개월로 나타났으며(그림1),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키트루다 병용군에서 6.4개월, 화학요법군에서 4.8개월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에 발표된 객관적반응률(ORR) 역시 키트루다 병용군에서 57.9%, 화학요법군에서 38.4%로 나타났으며,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키트루다 병용군에서 7.7개월, 화학요법군에서 4.8개월이었다.
해당 연구는 항 PD-1 면역항암 요법이 편평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에서 화학요법과 병용해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시킨 첫 번째 연구이자, ‘키트루다’가 진행된 비소세포폐암에서 생존율 개선을 입증한 다섯 번째 연구로 기록됐다.
스페인 마드리드 도세 데 옥투브레 대학병원(Hospital Universitario Doce de Octubre) 교수이자 해당 임상의 연구자인 루이스 빠스-아레스(Luis Paz-Ares) 박사는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은 치료가 어려운 형태의 폐암”이라며 “KEYNOTE-407 연구 결과를 통해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1차 치료에서 기존 화학요법 단독 대비 키트루다와의 병용으로 전체생존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을 모두 개선시켰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PD-L1 발현율 1% 이상 NSCLC 환자에서 1차 치료에 ‘키트루다 단독요법’
같은 날 플래너리 세션에서 발표된 3상 임상 KEYNOTE-042 연구는 EGFR 혹은 ALK 유전자 변이가 없는 PD-L1 발현율 1% 이상인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1차 치료로 백금 기반 화학요법 대비 키트루다 단독요법 치료효과를 비교 분석한 연구다.
1,274명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단독군과 ‘카보플라틴-파크리탁셀’ 혹은 ‘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화학요법군으로 치료를 진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PD-L1 발현율 50% 이상, 20% 이상, 1% 이상으로 나눠 평가했다.
우선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PD-L1 발현율 ▲50% 이상 환자에서 키트루다군은 20개월, 화학요법군은 12.2개월으로 나타났으며, ▲20% 이상 환자에서 키트루다군은 17.7개월, 화학요법군은 13개월으로 나타났고, ▲1% 이상 환자에서 키트루다군은 16.7개월, 화학요법군은 12.1개월으로 나타났다(그림2).
해당 분석 시점에서 PD-L1 발현율 50% 이상 환자에서 질병의 진행과 사망 위험을 화학요법군 대비 19% 감소시켰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는 아니어서,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ata Monitoring Committee, DMC)의 권고에 따라 무진행생존기간은 최종 분석에서 평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당 임상 연구자이자 미국 마이애미대학 실베스터통합암센터(Sylvester Comprehensive Cancer Center)의 질베르토 로페스(Gilberto Lopes) 박사는 “KEYNOTE-042 연구는 PD-L1 발현율이 적어도 1% 이상인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조직학적으로 키트루다 단독요법이 환자의 전체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시켰음을 입증했다”며, “매일 진행성 폐암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의로서, 이 치명적인 질병의 주 치료목표인 전체생존기간을 개선시킨 ‘키트루다’의 새로운 데이터가 무척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흑색종 환자에서 4~5년 생존율 장기 추적관찰 데이터
한편, 4일에는 진행성 흑색종 환자 치료에서 키트루다의 2가지 장기 추적관찰 임상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며 키트루다의 장기 생존율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그중 하나는 3상 임상인 KEYNOTE-006 연구의 4년 생존율 데이터로, 키트루다 2년 치료 완료 후 86%의 환자가 20개월 동안 무진행 생존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이력이 없거나 BRAF 변이 양성으로 표적 치료를 받은 절제술이 불가한 3 혹은 4기 흑색종 환자 834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와 이필리무맙(상품명 ‘여보이’) 치료 효과를 비교 분석한 해당 연구에서 4년 생존율은 키트루다 군에서 41.7% 이필리무맙 군에서 34.1%로 나타났으며,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에서는 키트루다 군에서 44.3% 이필리무맙 군에서 36.4%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또 다른 연구는 1b상 임상인 KEYNOTE-001 연구로 다양한 진행성 암종에서 키트루다를 평가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진행성 흑색종 환자는 655명이 포함되었다.
해당 5년 생존율 데이터는 키트루다의 가장 긴 장기 추적 연구 결과로서, 전체 환자에서의 5년 생존율은 34%, 그리고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는 41%로 나타냈다. 또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전체 환자에서 23.8개월,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38.6개월로 나타났다.
호주 시드니의대 조지나 브이 롱(Georgina V. Long) 교수는 “키트루다는 이미 연구를 통해 여보이 대비 생존율 개선에 있어 우월성을 입증했으며, 이번 KEYNOTE-006 연구의 4년차 데이터는 그 결과를 더욱 공고히한다”고 말하며,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는 프로토콜에 명시된 2년간의 키트루다 치료를 완료한 환자뿐만 아니라 첫 번째 치료 후에 암이 진행해 두 번째 치료를 완료한 환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항암 효과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 앤젤레스 클리닉 및 연구소 흑색종 센터장인 오미드 하미드(Omid Hamid) 박사는 “KEYNOTE-001 연구의 최신 데이터는 진행성 흑색종 환자에서의 유의미한 생존율 혜택을 입증하고 있다”며, “암환자, 특히 전이성 흑색종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진정한 이정표로 이러한 최신 데이터를 공유하게 돼 매우 흥분된다”고 설명했다.
표준치료 후에도 진행된 SCLC 환자에서 키트루다 단독요법
한편 4일에는 진행성 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키트루다 단독요법의 항암효과를 연구한 2상 임상 KEYNOTE-158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KEYNOTE-158 연구는 소세포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타입의 진행성 고형암 환자에서 키트루다 효과를 연구한 코호트 연구로, 바이오마커와 상관없이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받은 107명의 소세포폐암 환자가 포함됐다.
연구 결과 소세포폐암 코호트에서 객관적반응률은 18.7%였으며, PD-L1 발현율이 CPS (combined positive score) 기준으로 1점 이상인 환자에서는 35.7%로 나타났다.
연세암센터 정형철 교수는 “해당 연구에서 키트루다는 소세포폐암 환자 전체 그리고 PD-L1 발현된 환자군에서 유망한 객관적반응률을 보였다”고 설명하며, “종양전문의로서 치료의 진전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던 유형의 폐암에서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평가한 이번 결과가 무척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다양한 암종에서 TKI 제제와의 조합 탐구
이외에도 4개의 다른 암종에서 키트루다와 에자이의 ‘렌바티닙(상품명 ‘렌비마’)’의 병용치료 효과를 연구한 임상 결과들도 3일 발표됐다.
절제술이 불가한 간세포암과 두경부 편평세포암 환자에서 TKI 제제 ‘렌바티닙’과 ‘키트루다’ 병용치료의 조합을 탐구한 1b상 임상 Study 116/KEYNOTE-524 연구와 1b/2상 Study 111/KEYNOTE-526 연구 결과가 발표됐으며, 진행성 신세포암과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의 ‘렌바티닙 + 키트루다’ 병용치료의 안전성 프로파일 업데이트 정보도 발표됐다.
참고로 키트루다와 렌비마 콤보는 최근 진행성 신세포암 환자 치료에 FDA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지정된 바 있으며, 진행성 신세포암과 자궁내막암에서 두 약제의 병용요법은 현재 3상 임상 진행 중이다.
한편, MSD가 ASCO 2018 IR 설명회를 통해 발표한 향후 18개월 동안의 키트루다 임상 완료 계획에 따르면, 난소암, 유방암, 두경부암, 호지킨 림프종, 간세포암, 위암, 방광암, 신세포암 등의 영역에서 총 11개 임상이 완료될 예정이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