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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국가와 기업 ‘마이크로바이옴’에 어떻게 대응?

다국적 제약사 자본력 바탕으로 바이오 벤처와 공동연구 진행 및 투자

미국 시장조사기관 BBC Research는 휴먼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된 제약∙진단 시장은 2024년 기준 99억 달러(한화 약 10조원 이상)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임기 마지막 과학 프로젝트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종합계획(National Microbiome Initiative;NMI)’를 발표하며 미생물과 관련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비단 국책사업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이미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 벤처 그룹은 앞다퉈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와 이와 관련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국내외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연구 동향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다국적 제약사,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연구소 설립하거나 바이오 벤처에 투자 
존슨앤존슨은 ▲얀셴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 설립 ▲이스라엘 와즈만 과학 연구소와 대사 장애에 대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건강 솔루션 개발 공동연구 및 투자 ▲자이크롭 테라퓨틱스와의 연구협약 ▲카일루스에 투자 등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연구∙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존슨앤존슨과 협약을 맺은 자이크롭 테라퓨틱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해 염증성 피부질환 치료제 개발하는 기업이다. 자이크롭 테라퓨틱스는 여드름, 건선 등과 같은 피부질환의 염증을 감소시키는 다양한 미생물 균주 라이브러리를 갖고 있다. 히치콕 자이크롭 테라퓨틱스 CEO는 “항생제의 과다 사용은 병원균에 대한 내성을 높여 오히려 유병률이 증가한 측면이 있다. 우리는 이를 해결하고자 휴먼 마이크로바이옴과의 상호작용 및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앨러간은 지난해 1월 어셈블리 바이오사이언스와 연구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치료를 목표로 신약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로슈, 화이자 등 역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마이크로바이옴 국책 프로젝트 진행 중 
미국은 2007년부터 세계 유전체 연구비의 약 1/3을 투자해 인종, 나이, 성별 등에 따라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 메타유전체를 연구하는 대규모 국제 공동 프로젝트 ‘Human Microbiome Project;HMP’를 수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5년까지 2 단계로 진행됐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약 1억 1,500만 달러가 투입된 1단계에서는 건강한 성인과 미생물 관련 질병 코호트 연구를 통해 미생물의 특성을 규명하기 위한 정보 및 전산 도구 개발에 초점을 두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된 2단계에서는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의 유전체 정보와 인간의 유전체 정보를 통합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또한 서두에도 설명했듯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해 5월 NMI를 발표해 농작물과 가축 등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미생물을 비롯해 감염병과 정신질환,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 우주인에게 미생물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NMI에 국가 예산 1억 2,100만 달러를 투입했다. 

유럽 연합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와 인간의 건강 및 질병간의 연관성을 확립하고자 유럽 8개국의 산∙학계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유전체 프로젝트 ‘Metagenomics of the Human Intestinal Tract(MetaHIT)’를 진행했다. 또한,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앞선 MetaHIT를 통해 확보된 유전체 분석데이터를 토대로 IHMS(International Human Microbiome Standards Project)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장내 미생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방식의 표준화를 목표로 진행됐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일본, 미국 연구진도 함께 참여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국제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컨소시엄(IHMC)등 국제연구에 동참하고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국책 연구프로젝트는 없다. 

◆우리나라 제약사∙바이오 벤처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활발히 진행 중  
우리나라 제약사 중 일동제약종근당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해 신약개발에 적극적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4월 아토피 개선용 프로바이오틱스 ‘ID-RHT3201’에 대한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이 임상을 이끌었던 이수영 아주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아토피 증상이 있는 소아 100명을 대상으로 ID-RHT3201의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 ID-RHT3201을 섭취한 시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아토피피부염 중증도지수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일동제약은 분당서울대병원, 천랩과의 공동연구 협약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및 비즈니스 모델 구현 공동연구’에 대한 MOU를 체결해 장내 미생물을 이용해 난치성 질환의 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에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2016년 5월에는 분당서울대학교 병원 헬스케어이노베이션파크 부설로 프로바이오틱스 종균은행(IDCC, ILDONG Culture Collection)을 구축했다.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은 “프로바이오틱스 분야는 일동제약이 집중하고 있는 미래성장동력이다”고 밝히며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일동제약은 지난해 5월 천랩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공동연구소(ICM)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는 양사에서 선발된 해당분야 연구원이 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 신약과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시작으로, 소화, 피부, 면역, 비만, 뇌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응용한 연구를 수행한다. ICM 측은 “일동제약이 보유하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라이브러리와 생산기술, 제품 사용화 솔루션에 천랩의 차세대 유전체 분석 및 바이오인포매틱스 플랫폼 기술, 빅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융합해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와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종근당바이오는 2016년 9월 고바이오랩과 제품 개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은 통해 종근당바이오와 고바이오랩은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공동연구를 통해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에는 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과 장내미생물 은행 설립 및 마이크로바이옴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을 통해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기증받아 연구에 활용하고, 인체에 유익한 장내미생물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약사뿐만 아니라 바이오 벤처 역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해 면역항암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동제약과 업무협약을 맺은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 클라우드 플랫폼 ‘바이오아이플러그’를 출시했다. 또한, 코엔바이오, 바이오뱅크힐링, 엠디헬스케어 등 바이오 기업 3곳과 ICT 기업 씽크풀은 공동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들 공동 사업단은 김치, 청국장 등 우리나라 발효식품 미생물을 이용해 탈모치료를 연구한다고 밝혔다.

홍정은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연구원은 BIO ECONOMY BRIEF에서 “우리나라가 아시아인 대상 미생물 연구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의 발달된 ICT기술∙산업과 융합해 개인 맞춤형 미생물 유전자 분석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정보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 질병 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차세대 바이오∙제약 산업 분야로 부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하며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인식하고 기초연구자들과 임상의가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이가 있다. 정상설 장 바이오 학회 회장이다. 메디포뉴스는 정 회장과의 인터뷰를 다음 기사를 통해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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