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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⑨] 코로나 극복은 간호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서 시작된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보건안보의 중요성을 확인시켜주었다. 신종 감염병이 창궐하면서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를 충격과 혼돈에 빠뜨렸다. 전 세계가 국경 봉쇄부터 시작해 수출·입까지 모두 통제되는 대공황에 가까운 어려운 시절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는 외국의 침략에 대응하는 국방안보가 중요했으나, 이제는 보건안보가 세계 모든 국가에서 정책의 우선 순위에 놓이게 되었다. 이 때문에 보건에 대한 투자의 확대와 보건의료체계의 확립이 국가마다 주요 과제로 등장하게 됐다. 

코로나가 발생한지 9개월이 지나면서 전세계에서 확진자가 5,500만명, 사망자도 135만명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보다 훨씬 많은 환자가 세계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전세계가 코로나 제2의 유행을 맞아 혼돈에 빠졌지만, 우리나라는 방역선도국가로 위상을 다지고 있다. 우리는 인구순으로 전세계에서 28번째 국가이지만, 코로나 확진자는 세계 90번째 국가가 될 정도의 모범적인 방역국가로 인정을 받고 있다.
 
코로나 19를 겪고 있는 지금처럼 간호사에 대한 의존이 높았던 적은 없었다. 코로나 환자가 입원하면 감염위험을 무릅쓰고 24시간 돌보는 것이 간호사의 역할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우리가 재발견한 것은 간호사들의 헌신과 사명감이었다. 

하지만 우리 간호사들은 지난 9개월여간 코로나 환자를 돌보면서 3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환자를 돌보다가 자신도 감염될 수 있다는 공포, 치료제나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마음놓고 환자를 돌볼 수 없다는 불안과 두려움, 간호사와 간호사 자녀들을 ‘또 다른 감염원’으로 오인시켜 사회적 혐오와 차별대상으로 전락시킨 사회적 분위기다. 

실제 환자를 돌보다 코로나에 감염된 의료진이 지난 9월까지 159명이었는데 그중 간호사가 101명이나 됐다. 24시간 환자 곁을 지켜야 하는 간호사의 숙명이기도 하지만, 간호사가 일주일에 3명꼴로 감염됐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다. 또 환자와 직접 대면한다는 이유로 간호사는 물론 간호사 자녀들까지 감염원으로 간주, 간호사 자녀들이 친구사이에 배제되는 일까지 빚어지고도 했다. 

이 때문에 간호사에게는 완벽한 방호장비, 그리고 과로에 시달리지 않도록 휴식시간 보장이 시급한 과제다. 또 간호사에 대한 위험수당 등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간호사들에게 사명감과 헌신만 요구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시대 추세에 맞게 보건분야에 대한 투자를 우선 순위로 놓고,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건강보험에서 간호사에 대한 수가(진료비)로 인정하는 것은 환자가 입원할 때 건강보험에서 병원에 지급하는 입원관리료 중 간호관리료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첨단장비에 대해서는 후하게 수가를 지급하면서도 간호사의 전문적 간호나 돌봄 노동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간호사는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배출돼 환자를 돌보는 전문가이다. 매년 2만5,000명의 간호사가 전국 203개 간호대학에서 배출돼 의료인중 가장 많은 인력을 가진 전문직이다. 

그러나 우리의 건강보험제도는 간호에 대한 투자나 보상에 대한 개념이 희박하던 ‘1977년 체제’에 머물러 있고, 보건의료제도도 마찬가지다. 간호에 대한 가치와 전문성은 세계인 모두가 공유하고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의사의 보조 인력으로 인식해 간호에 대한 몰이해와 함께 투자를 소홀히 해왔다. 

보건복지부에 의료인 중 가장 많은 인력을 차지하는 간호사에 대한 권익을 다룰 간호전담과조차 없고, 세계 대다수 국가들이 단독법으로 가지고 있는 ‘간호법’제정조차 고개를 돌리고 있는 현실은 정부의 간호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주소다. 

코로나 사태는 우리에게 보건분야, 그 중에서도 간호분야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투자와 지원, 인식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간호에 대한 투자는 간호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보건에 대한 투자이고, 국민의 노후를 돌보는 복지제도 확충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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