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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에 질 나쁜 소문, 병원은 왜?

'환자를 보기 싫어했다', '우울증 앓았다' 등 개인에게 책임 전가

신년 분위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지난 5일 서울의료원 간호행정부서에서 근무하는 5년차 A간호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두고 직장 내 '괴롭힘'이 A간호사의 사망 원인이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새서울의료원분회(이하 의료연대)는 10일 '서울의료원의 직장 내 괴롭힘에 또 희생당한 간호사'라는 성명을 발표하여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의료연대에 따르면, A간호사는 2013년 3월 서울의료원에 입사해 5년간 병동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12월 18일 간호행정부서로 부서 이동됐고, 출근한 지 12일 만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가 결국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명서에서 의료연대는 "부서이동 후 고인은 △간호행정부서 내부의 부정적 분위기 △본인에게 정신적 압박을 준 부서원들의 행동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부서이동 후 직장 내 괴롭힘이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정황이 있다."며, "현재 서울의료원은 진상조사 · 책임자 처벌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이 없다. 오히려 의료원 관리자 일부가 고인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내고 있다."고 했다.

11일 메디포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의료원 의료연대 측은 "간호행정부서에서는 온갖 간호행정 업무를 떠맡기 때문에 말을 잘못하면 실수할 수 있어, 대개 부서 이동한 간호사들에게 초반 입단속 교육을 한다. A간호사와 함께 근무한 간호사들은 그렇게 교육됐기 때문에 지금도 입을 다물고 있다."며, "의료원에서는 △A간호사가 환자를 보기 싫어했고 △우울증을 앓았다는 악의적인 소문을 내고 있다. 심지어는 사직을 하려 했는데 사직을 막으니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서울의료원 측은 이를 조직 문제가 아닌 A간호사 개인의 문제로 돌리려는 것 같다. '개인이 문제가 있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문을 내는 게 경악스럽다."며, "이번 사건은 경력간호사가 사망한 사건이어서 신규간호사에게 가해지는 태움과는 다르다. A간호사의 사인을 의료연대에서는 직장 내 수직적인 조직문화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사건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11일 관계자는 "현재 말이 나오는 건 의료연대 측이 주장하는 바로, 우리도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확인 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단은 간호부 내부가 아닌 변호사 · 노무사를 포함한 행정 쪽 인원으로 구성했다."며, "일단 확인해봐야 이번 경위에 대해 더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는 11일 서울의료원 간호사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는 입장문을 통해 서울의료원 · 서울시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간협은 "고인의 갑작러운 사망 소식에 대한 공식적이고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이 없어 여러 의혹 · 주장이 있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이에 서울의료원 · 서울시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다."며, "간호사로서 병원 현장에서 환자에 대한 책임감 ·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해 온 고인의 명예가 온전히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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