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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보험


제약사 리베이트 근절정책 변천사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부터 리베이트 약가인하제까지

리베이트 투아웃제에서 약가인하제도로 변경되는 내용을 담은 입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올해 9월 중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2009년 8월에 시행된 리베이트 약가연동제도부터 올해 시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리베이트 약가인하제까지. 그동안 국회는 제약산업의 리베이트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끊임없이 법을 개정했다./이에 메디포뉴스는 제약사의 리베이트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리베이트 관련 법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살펴봤다.[편집자주]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도 – 약가인하율 산정기준 명확성 떨어진다는 지적 
2009년 8월 시행된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도는 지나치게 높은 약가를 적정수준의 가격으로 낮추고, 동시에 제약산업 전반의 리베이트 문화도 근절하기 위해 시행됐다.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도 하에서 제약사의 리베이트가 적발될 경우, 보건복지부가 관련 약제의 요양급여비용 상한금액을 20%까지 인하할 수 있다. 요양급여비용을 줄임으로써 해당 의약품에 대한 매출 자체를 감소시켜 제약사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다. 

이 제도의 취약점은 ‘불명확한 약가인하율’ 산정기준이었다.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도가 시행될 당시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된 A 제약사는 보건복지부로부터 리베이트와 관련된 품목 35개의 약제 상한금액을 최대 20%까지 인하하는 처분을 받았다. 이 처분에 대해 A제약사는 ‘표본성(대표성)의 결여’와 ‘비례의 원칙 위반’ 등을 지적하며 행정소송을 냈다. 2011년까지 복지부는 제약사 7곳의 130개 품목에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도를 적용했으나, 법원은 종근당을 제외한 제약사 6곳의 품목에 대해 복지부 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표본성 결여’와 ‘비례의 원칙 위반’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A 제약사의 항소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약가인하 처분이 형식적으로는 고시 하나로 이뤄졌으나 실제로 제도가 시행된 것은 각 의약품 별로 독립한 별개의 처분이다. 따라서 각 의약품 별로 최소한의 표본성이 갖춰져야 고시 하나가 여러 곳에 적용될 수 있는데, 보건복지부가 적용한 리베이트 약가인하제도는 제대로 된 표본성을 갖추지 못 했다”고 재판에서 쟁점으로 부각시켰고 법원은 A 제약사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도는 2014년 8월 29일 폐지됐고 요양급여의 정지제〮외제도로 대체됐다. 

◆리베이트 쌍벌제-리베이트를 제공 받은 의사에게도 책임있다 
2010년 11월 시행된 리베이트 쌍벌제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거래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 사람 모두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제도다.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기 이전에는 의사약〮사 및 의료기관 개설자나 종사자는 리베이트를 받아도 처벌 받지 않았다. 리베이트 쌍벌제 하에서는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는 ‘1년 이내 자격정지’와 ‘2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 내려진다. 리베이트 제공자 역시 형사처벌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수위가 강화됐다. 

정부는 리베이트 쌍벌제를 통해 제약산업 리베이트 문화를 근절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정부는 2011년 4월 정부합동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을 출범시켰고, 2015년 2월 서울서부지검에 식품의약품조사부를 신설해 전문 수사조직을 상설했다. 

2012년 7월 자사 의약품을 써 주는 대가로 의사 400명에게 리베이트 명목으로 17억원을 쓴 중견 제약사 대표가 검찰에 적발됐다. 당시 중견 제약사 대표는 2010년 12월부터 2011년 7월까지 자사 근육이완제 처방률을 높이기 위해 전국 병의〮원의사 400명에게 총 16억 8,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건넨 혐의를 받았다. 

◆리베이트 투아웃제-불법 리베이트에 급여 목록 삭제로 엄중 처벌 
2014년 7월 시행된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약제에 대해 1년 범위 내에서 급여를 정지하고 재위반한 약물은 요양급여에서 제외하는 제도다. 2014년 7월 2일 이후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된 약제는 급여정지 및 급여목록에서 삭제된다. 

이 제도의 쟁점은 ‘급여목록 삭제’였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체제에서 급여목록 제외는 제약사로서 큰 부담을 떠 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급여목록 삭제는 환자가 피해를 입게 될 수 있다는 것. 이 문제는 백혈병 약물 ‘글리벡’을 개발한 노바티스가 리베이트 투아웃제로 처벌을 받으면서 제기됐다. 

급여정지 품목에 백혈병 치료제의 대표인 글리벡이 포함되면서, 글리벡을 복용하는 환자의 부담금이 130만원에서 260만원 선으로 증가하게 됐다. 당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건강세상네트워크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원칙대로 노바티스의 불법 리베이트 의약품 급여중지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들 단체가 환자들의 입장을 전혀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 글리벡은 2013년에 이미 특허가 만료돼 시중에 제넥릭 약품만 30개가 넘었다. 글리벡을 대체할 수 있는 약물이 충분하다는 것이 당시 이들의 입장이었다. 

환자들의 의견은 이들과 달랐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지난해 4월 보도자료를 통해 ‘노바티스의 글리벡 불법 리베이트 행정처분으로 귀책사유 없는 수천 명의 백혈병 환자들에게 항암제를 강제적으로 바꾸도록 해서는 안 된다. 국회는 불법 리베이트 제공으로 적발된 제약사에 대해 막대한 경제적 불이익을 주도록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환우회는 “글리벡에서 다른 대체 신약으로 교체할 경우 글리벡 치료 시에 없었던 새로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강제적으로 오리지널 약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될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리베이트 약가인하제 – 리베이트 처벌이 환자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9월에 시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리베이트 약가인하제(가칭)는 불법 리베이트에 1ㆍ2차 적발되면 기존에 급여정지 대신 약가인하로 변경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하율은 1차로 리베이트에 적발되면 최대 20%, 2차로 리베이트에 적발되면 최대 40%까지 약가인하가 가능하다. 3차 적발부터는 1년 이내 급여정지 처분을 부과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요양급여비용 총액의 6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과징금 상한은 현행 40%에서 60%로 상향 조정됐고, 리베이트에 4번 적발되면 최대 요양 급여 100%까지 가중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법률 개정 배경은 글리벡 급여정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사의 불법 행위 처벌이 환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급여정지에서 약가인하로 법률을 개정한 것이다. 

한편, 건강한사회를위한약사회는 이번 법률 개정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건약은 지난달 28일 내놓은 성명을 통해 “리베이트 투아웃제 대상 의약품은 대체의약품이 명확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정돼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권 제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이런 논란을 가중시키고 환자들과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린 것은 보건당국이다. 실효성 없도록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운용해 놓고 실효성이 없기 없기 때문에 폐기하겠다는 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혈병환우회는 지난해 11월 보도자료를 통해 “글리벡 불법 리베이트 제공과 관련한 이슈는 비의료적인 이유로 글리벡을 글리벡 제네릭이나 대체신약으로 중간에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며 “환우회는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히며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을 취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석준 의원은 최근 3년간 불법 리베이트 제공 적발 현황에 따르면 제약사의 리베이트가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게 진행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약품값 할인, 현금 제공, 음악회나 숙박시설 이용, 의원간판 및 현수막 작업대금까지. 이번 리베이트 약가인하제가 실효성 있게 제약산업 리베이트 문화를 근절하며 환자의 약물 접근성까지 보장해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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