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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노환규 회장, 구속당할 각오하고 있다

“정부의 기만이 현재 사태 초래…‘투쟁’ 만이 살길이다”


“의사 총파업이 시작되면 정부는 사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기 위해 날 구속한다든지 하는 재빠른 대책을 내놓을 것이다. 그때부터 진짜 투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25일 강북구의사회 정기총회를 찾아 이같이 밝혔다.

오는 3월 10일 의사 총파업 찬반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2월 25일을 기해 투표율이 50%를 돌파한 가운데 목표대로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다면 의협 회장 자신이 이와 관련한 모든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노환규 회장은 의료발전협의회 협의문과 관련해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은 명확히 이행 약속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대정부투쟁에 나서며 ▲원격진료라 이름 붙여진 핸드폰 진료 ▲투자활성화와 서비스발전법 등으로 이름 붙여진 사무장병원 정책 ▲37년 동안 저수가를 유지해 온 불합리한 건강보험 정책 등 세 가지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부가 비대위와 공동기자회견까지 열어 마치 의료계와 완전히 합의된 것처럼 협의문을 발표한 것 역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환규 회장은 “원격의료와 영리화 정책과 관련해 정부와 의협이 아무런 의견 일치가 없었음에도 정부가 공동기자회견까지 열어 마치 합의된 것처럼 포장해 지금의 원치 않는 상황이 초래됐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문과 관련해 의협 협상단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협상단이 합의문을 적극 부인하지 않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오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노 회장은 “의협과 정부간 전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협상단이 공동기자회견에서 그걸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아 오해가 발생하고 말았다”며 이로 인해 비대위원장인 자신이 사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의 사퇴로 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결국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해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이미 지나간 일이고 다시 한번 의료계의 명확한 의지를 보여줄 때가 왔다”고 밝혔다.

그는 25일 총파업 투표율이 50%를 넘긴 것과 관련해 “여기서 만족할 수 없고 압도적인 투표율을 기록해 잘못된 의료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의지를 보다 강력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현재 의협이 투쟁을 하기에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음에도 투쟁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노환규 회장은 “약사는 어부지리로 싸우지 않고도 많은 것을 얻는데 왜 우리는 싸워야 하는가”라는 한 의사회원과의 질문과 관련지어 의사의 전문가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했다.

그는 “내가 만약 대한약사회 회장이라면 이렇게 투쟁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약사에게는 올바른 의료제도를 만들 책임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잘못된 의료제도의 피해자는 국민과 의사이고 잘못된 제도를 막을 사람 역시 우리 의사”라며 “잘못된 제도를 개혁해 의사가 당당하게 진료하고 정당한 댓가를 받는 ‘환자를 위한 최선의 의료환경’을 구축하자”고 말했다.

높은 투표율로 파업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아직 많은 의사들은 “의협이 파업을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또 “투쟁동력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을 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노환규 회장은 “처음 투쟁에 임할 때 원격진료, 의료영리화, 건보제도의 개혁 등을 요구했지만 사실 좀 애매모호한 면이 있다”면서 “결론적으로 적게 걷고 적게 보장하고 공급자가 희생하는 건강보험제도를 합리적으로 바꾸자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단기간에 가능한 일은 아니고 장기과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결국 정부가 건정심 구조를 의료계가 원하는 대로 바꾸고 새로운 수가결정구조를 만드는 등 건보제도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언제까지 이행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약속까지 받아내야 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의협 총파업 투표는 투표율은 현재 50%를 넘긴 상태이고 오는 28일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나올 경우 의협은 당초 목표한대로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결과는 28일이 돼서야 알 수 있지만 현재의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50% 이상의 찬성으로 총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많다. 전공의나 공중보건의사 등 파업에 찬성하지만 실제로 참여하기가 어려운 의사들도 다수 포함된 것도 의협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노환규 회장은 “현재까지는 온라인 투표만 진행됐지만 앞으로 오프라인 투표까지 병행하면 그동안 투표하기 어려웠던 고령의사들도 투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투표율이 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총파업 투표에 대한 해킹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만약 정부가 개입해 조작을 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이는 국정원 사태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