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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철저한 자기반성 고대의료원, 내부갈등 전환점 맞나

토론회 개최, 보직자 인사와 강력한 리더십 문제 집중토의


두번의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인사 불발로 내부갈등을 드러낸 고대의료원이 철저한 자기바판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고려대학교의과대학 교수의회는 21일, '고려대학교의료원 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의료원의 현재를 철저히 비판하며 보직자 인사와 리더십 문제 등의 사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린 전 안암병원장과 선경 전 의무기획처장, 김우경 구로병원장과 김성곤 전 안산병원 기획실장이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토론회에서 이들은 의료원의 보직자 인사와 의무부총장의 리더십 문제를 두고 그간의 행태를 강력히 비판하며, 철저한 자기반성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김성곤 교수는 "현재 의료원의 침체는 치명적인 내부문제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보직자 인사문제를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고대의대 조직의 명운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최고경영장인 의무부총장의 선택에 달려있었지만 그간 재단은 자질없는 의무부총장을 임명하고 교수들은 이를 묵인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일부 고대의료원 보직자와 운영위원회는 사실상 자신들의 학연과 지연으로 자리를 채웠다"며 "결국 이들이 권력화, 패거리화되면서 평교수들 위에 군림하는 행태를 보여왔다"고 비난했다.

회전문 인사로 소통의 부재뿐 아니라 자질 부족은 물론 권력의 횡포, 비전과 전략수립 부재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난국이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의무부총장은 스스로 힘이없고 단지 위에서(재단) 시키는대로 집행하는 사람일 뿐이라며 무기력한 자세를 보였다는 전언이다.

김성곤 교수는 "검증된 새로운 리더를 선발해 새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명예직이 아닌 비전제시와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의무부총장이 돼야 한다"며 전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경 병원장은 투명성과 의견경청, 권한분산을 통해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건전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우경 병원장은 "재단과 총장은 의료원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며 "이와함께 재단의 의중이 의료원발전이라는 것을 명확히 제시하고 의료원 구성원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사람이 의무부총장으로 나오더라도 의료원의 발전은 어렵다는 게 그의 우려다.

따라서 의무부총장이라면 교수들의 생각을 한데로 모으고 집결시켜 적극 추진하고, 쌍방향 소통을 가능하게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기대된다는 바람이다.

선경 교수는 지금까지의 의료원 보직자가 짧은 임기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었던 한계를 아쉬움으로 꼽았다.

그는 "보직자의 수동적 보직활동으로 경영판단에 대한 착오와 미숙한 결정이 기회비용의 상실로 이어졌다"며 "의료원의 자원과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토론회에서는 의료원의 내부 갈등과 불통의 개선이 집중적인 과제로 부각되면서, 자연스럽게 차기 의무부총장 후보에 대한 검증으로 이어지는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 차기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으로 내정됐다고 알려진 김린 교수에게 참석자들은 인사문제 등의 현안에 대해 질문을 쏟아부었다.

김린 교수는 "의료원이 낙후된 이유는 재단이나 본교쪽에서는 의료원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재단이 의지가 있었다면 의료원이 발전할 수 있었다. 병원이 비상상황이라는 걸 다같이 인식하고 리더십을 바로세워 지금의 상황을 추스려야 한다"고 소신을 말했다.

리더십이 바로서면 대학과 재단, 의료원사이에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질수 있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최근 의무부총장 인선이 두 차례나 무산되는 등 내분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리더십은 소통의 능력과 자기희생, 섬김의 자세와 자리를 두려워할 줄 아는 자세"라며 "재단을 많이 비판하지만 그들과 함께 갈수 있는 신뢰감 또한 형성해야 한다"고 의지를 굳건히했다.

특히 그는 교수들이 가장 관심있어하는 인사문제와 관련, "논공행상은 안된다"며 일축하고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다. 이것만은 자신있게 약속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간 의료원 내 주요 보직자 인사에서는 제한된 인맥에서 사람을 찾다보니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날 열린 토론회를 경청한 교수들은 의미있는 자리였다는 평을 보였다.

한 교수는 "희망이 보이는 자리"였다며 기대를 걸었고, 또 다른 교수도 "이처럼 서로 공감대를 갖고 발전방향을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진작에 있었어야했다. 모두들 관심이 있는 문제였다"고 평했다.

교수의회는 일회성 토론회에 그치지않고 앞으로도 이같은 자리를 정기적으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에 고대의료원이 불협화음을 딛고 다시한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