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심평원 심사-평가 “진료권 보장 못해”

醫 “심사 일관성 요구”…政 “성과지불제 논의해야”

의료계는 심평원의 심사와 평가가 진료권 확보엔 부족한 상황으로 심사의 일관성을 주장한 반면, 관계기관은 불가능하다며 이견을 보였다.

지난 15일 대한임상보험의학회(이사장 박상근)은 제10차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요양급여 심사 및 평가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지영건 교수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지영건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심평원이 의료의 질 평가업무도 병행해 수행하고 있지만 의료인들 대부분은 이 질 평가를 삭감을 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심평원이 의사의 진료권과 보험급여 원칙 사이에서 중심을 잡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의사의 진료권 확보에 대해 지영건 교수는 “심사에 대한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따라서 심평원이 과연 의료인들의 행위에 대해 얼마나 인정해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양훈식 보험부회장 역시 심평원의 심사와 평가에 대해 소신진료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보았다.

양훈식 보험부회장은 “지금 상황은 의료인이 행위를 늘리지 않으면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한 주위의무와 설명의무에 대한 강조는 과도한 검사 유도하고 방어적인 진료를 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현재의 심사 기준은 오히려 양질의 진료보다는 행위를 늘리고 방어적인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든 다는 것.

이어 양훈식 보험부회장은 “적정성평가에서 의사의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재정안정화를 위해서는 평가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따라서 중앙평가위원회의에 의료계의 위원을 현재의 2명에서 최소한 6인으로 확대 구성해야 한다. 이는 소신진료에 대한 인정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림대 이근영 부의료원장은 심사기준이나 평가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 반영을 주문했다.

이근영 부의료원장은 “의학은 빠르게 변화는 반면, 그 기준은 변화가 매우 늦다. 심평원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적용했으면 좋겠다”면서 “명확한 심사기준 공개와 함께, 지속적으로 청구하던 약제가 사전예고 없이 삭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통보해 주었으면 한다. 파트너십 가지고 함께하면 미래는 밝을 것으로 본다”며 파트너십을 요구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규덕 평가위원은 “1999년도 급여비가 11조 7천억이었던 것이 지난해 43조6천억으로 4배이상 증가했다. 이렇게 많이 증가할 수 있나? 지금은 어떻게 하면 건강보험이 지속가능할 것인지 같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운을뗐다.

이규덕 평가위원은 최근 어딜가나 수가 이야기라며, 심평원이 수가와 연결되는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실제 수가는 상대가치에 묶여 있어 움직일 수 없으므로, 공단과 계약을 잘해야 한다”며 수가는 심평원과 별개라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규덕 평가위원은 “심사 일관성 문제를 지적하는데, 심사의 일관성이란 것은 전산심사를 하면 된다”면서 “의료가 같은가? 환자도 의사도 다 다르다. 어떤 기준이라는 것은 명시적과 묵시적 기준이 있다. 명시적 기준은 기계로 가능하지만 묵시적 기준, 일관성과 획일적으로 할 수 없다. 유연성있게 가져갈 것 인가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소상문 보험평가과 사무관은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지불제도의 다양한 변화가 불가피하며, 그 중 평가를 통한 지급이 세계적인 관심사라고 피력했다.

소상문 사무관은 “현재 건강보험제도는 많은 요구가 있으며, 가장 큰 변화의 시기에 놓여있다”면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이 중요해 다양한 지불제도 마련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적정성평가 역시 성과와 연동한 지불제도로 하자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과지불제도는 국제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제도로, 최근에는 가감지급사업을 연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면서도 “그 방향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논의해 진행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적정성평가를 통한 가감지급사업 확대가 필요하며, 필요하다면 의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