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애매모호한 포지션 탈피 자구책 찾아야

의원-대형병원 샌드위치…인력난으로 경영난만 가중

최근 중소병원이 인력난 등을 호소하며 간호등급차등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문제는 현 의료체계 내에서의 애매모호함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7일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과 관련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에서 중소병원의 기능이 어떤 식으로 제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으게 됐다. 이유는 현재 중소병원의 경우 의원과 대형병원 중간에서 애매모호한 입장에 놓여있기 때문.

현재 중소병원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난에 있다. 중소병원협회 관계자는 “중소병원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난이다. 대형병원 쏠림현상으로 간호사-의사를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재활의학과, 정신과, 영상의학과 의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단일보험 체계에서 중소병원만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위한 수가조정도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결국, 애매모호한 위치에 놓여있는 중소병원 스스로 자구책을 찾아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병원은 현재 의원과 대형병원의 샌드위치 신세에 처한 상황이다. 최근 의원급의 경우 공동개원이 늘어나며 동시에 병원급의 경쟁력을 과시, 중소병원들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 있다. 이에 따라 중소병원은 멀티 클리닉, 대형병원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

그러나 이처럼 중소병원의 애매모호한 포지션이나 경쟁구도에 대해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연구실장은 오히려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자구책 찾기에 나서야 할 때”라는 시각을 보였다.

이용균 연구실장은 “현재 우리나라 중소병원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며 “미국이나 일본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쳤으며, 선진국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클리닉과 대형병원 사이에서 중소병원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나라의 중소병원이 주목해서 바라볼 점은 일본의 경우. 일본의 중소병원들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서비스의 다각화를 꾀했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중소병원 대부분이 ‘요양병원’으로 전환됐으며, 국내 또한 인구 고령화 등을 감안할 때 요양병원 등으로의 전환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요양병원으로의 전환만으로는 경영난을 돌파할 가능성이 적다고 보았다.

이와 관련해 이용균 연구실장은 “현재 우리나라 중소병원은 전환이 빠를 수 있다는 장점을 자기고 있다”며 “병원들이 자구책을 찾아야겠지만 일정한 급성기 병상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병원의 변모를 꾀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정부가 추진하려는 전문병원제도는 중소병원의 유인책으로선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이 이용균 연구실장의 분석이다. 따라서 이용균 연구실장은 중소병원에 의원을 둘 수 있는 ‘원내원’ 방식을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원내원 방식은 현재 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내원 방식은 병원에 의원에 공간을 임대해 주는 형태로 차등수가 문제만 해결하면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 실패한 개방병원을 주장하기보다는 이 같은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용균 연구실장은 “단일보험 체계인 국내 사정상 제도를 통해 중소병원을 도와줄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이제라도 전문화 특성화병원으로 전환하는 등의 본격적인 자구책 찾기에 나서야 할 때이며, 정부는 간호등급차등제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의원급에만 한정한 전담의사제가 아닌 개방형 전담의사제로 제도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