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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료인과 보험사기, ‘악어와 악어새’일 수밖에 없나?

종종 뉴스를 통해 병원과 환자 그리고 보험사직원의 보험사기가 적발됐다는 내용을 접하게 된다. 흔히 나이롱환자 불리는 교통사고 전문병원의 실태가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보도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뉴스를 접할 때면 안타까움과 함께 부화가 치밀기도 하는 것이 사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보험사기가 극성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기서 불편한 점은 의료기관이나 의사 등이 언제나 연류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한 평생 환자와 국민보건을 위해 살아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소외된 이웃과 형편이 어려운 이들의 건강을 위해 더운 여름에도 추운 겨울에도 나서는 것이 의사들의 모습엔 경외감마저 든다.

그럼에도 일부 몰지각한 의료인 몇몇이 물을 흩트리며 그동안 쌓아왔던 이미지를 일순간에 실추시키곤 한다.

최근엔 경찰청은 물론 건보공단, 심평원, 금감원 등은 보험사기를 근절하겠다고 나섰다. 보험사기를 단속하겠다는 모든 기관들이 하나같이 의료기관의 허위․부당청구와 환자-보험사-의사의 담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것이다.

보험사기에 대상이 환자나 보험사직원이 아닌 ‘의사’가 포함됐다는 이 불편한 진실을 피할 수는 없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부당거래’를 보면 검사-형사-범법자가 살아가는 방법의 하나로 공생관계를 형성하는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며 호평을 받은바 있다.

지금 보험사기를 단속하겠다는 기관들이 의료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당거래’ 혹은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이지 않을까 싶다.

경기악화와 누적된 경영난이 심각하면 할수록 유혹의 손길이 구원의 손길처럼 느껴질 수 있다. 유혹의 손을 잡은 의료인 역시 그 손길을 잡는 순간 빠져나올 수 없음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

모든 것이 의료인들만의 잘 못이라고 할 수도 없다. 청렴한 삶은 살아가는 것이 비단 과거 선비의 모습과 비교될 수는 없는 일이다.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한 보험사기의 유혹에서 의료인들은 갈등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동안 수없이 제기됐던 ‘저수가-저부담’을 ‘적정수가-적정부담’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 심도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의료계는 보험사기에 발을 담그지 않도록 자정노력을 기울여 실추된 이미지 제고에 나서기를 바래본다.